北 '쇠깎는 소리' 소음 공격에도…軍 "대북 확성기 중단 안 한다"

이해준 2024. 9. 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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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우리군 초소에서 장병들이 기관포를 점검하고 있다. 오른쪽 구조물은 대북 확성기로 보인다. 뉴스1

북한의 대남 '소음공격'에도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거나 줄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원인이 북한의 도발인 만큼 먼저 물러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1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12일 "대북 심리전 방송을 의연하게 수행해서 효과를 보려고 한다"라며 "주민들의 불편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우리가 방송을 자제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선 확성기를 이용해 쇠를 깎는 듯한 기괴한 소리를 남한에 흘려보내는 도발을 하고 있다.

북한의 소음 방송은 우리 군이 북한의 지속된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2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실시한 이후 시작됐다. 최근에는 소음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

강화군에서 측정한 대남방송의 소음규모는 지하철 소음과 비슷한 수준인 80㏈(데시벨)이다. 주민들은 보호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북한군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지난 7월 말부터 전방 지역에서 미상 소음을 송출하고 있다"라며 "북한군 및 주민이 우리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우리 방송을 인지하지 못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전 지역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데, 해당(강화군) 지역은 북한과 가까운 곳이라서 주민들에게 잘 들리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의 우리 초병들의 근무에는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의 소음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를 보기 전에 우리가 위축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고, 우리가 방송을 멈춘다고 북한도 방송을 멈춘다는 보장도 없다"라며 "주민 피해와 관련된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 확성기 방송을 이어간다는 게 군의 방침이다. 북한은 전날 밤 18차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하고, 이날 오전엔 단거리탄도미사일(SLBM) 여러 발을 발사하며 대남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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