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 깊어지는 현대차-도요타, 총수 '친분 쌓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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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달 회동을 앞두고 사적인 친분 관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1·3위 기업 총수들이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한일 주도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도요다 회장 방한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움직이는 두 거물의 공식적인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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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도요다 회장, 모터스포츠 매개로 친분 쌓기
수소 생태계 구축, 전기차·하이브리드 기술 제휴 등
양사 협력 가능성…양사 PI 마케팅 활성화 기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달 회동을 앞두고 사적인 친분 관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1·3위 기업 총수들이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한일 주도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두 총수가 친분을 쌓기 위해 선택한 매개체는 모터스포츠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두 사람은 엄연한 경쟁자지만 개인적으론 ‘자동차 애호가’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다음 달 27일 경기도 용인에서 현대차와 도요타가 공동 주최하는 모터스포츠 행사도 이같은 양사 협력 강화의 일환이다. 평소 ‘레이싱 마니아’로 알려진 도요다 회장 방한 기간이 현대 N 페스티벌과 겹치면서 양사는 흔쾌히 이번 행사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다 회장 방한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움직이는 두 거물의 공식적인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12년 만의 방한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전기차·하이브리드에서의 양사의 적극적인 기술 제휴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북미 시장 수소전기 상용차 사업에서 공동 인프라 구축을 논의하거나,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과 도요타의 하이브리드(후륜) 기술의 교류·제휴 방안도 거론된다.
대외적인 행보에서 드러난 두 총수의 평소 성격은 사뭇 다르다. 정 회장이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중시한다면 도요다 회장은 훨씬 공격적으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적극적인 최고경영자 마케팅(PI·President Identity)을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능숙하다. 유튜브에서 렉서스 신차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레이싱 대회 참가 후기나 행사장에서 식사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를 올린 적도 있다. 2018년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역 방송국에서 라디오 DJ로 활약하기도 했다.
도요다 회장이 PI 마케팅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요소는 모터스포츠다. 그는 ‘모리조(MORIZO)’라는 활동명을 쓰면서 글로벌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에 직접 출전한다. 2000년대 초반 도요타 마스터 드라이버인 나루세 히로무에게 직접 레이싱 훈련을 받았고 본인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도요타 마스터 드라이버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룹 오너가 자동차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자 도요타 모터스포츠 팬들은 열광했고 도요타 브랜드 로열티도 높아졌다.
이번 도요다 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정 회장도 과감한 PI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성격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요다 회장은 도요타그룹의 창업자인 도요다 사키치의 증손자이며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선대회장의 손자다. 태어난 배경은 물론,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반열에 오른 거대 자동차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고민의 지점도 비슷하다. 모터스포츠의 역사는 일본이 앞선만큼 정 회장은 이 분야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대한 도요다 회장의 조언도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스 그레이멀 오토모티브 뉴스 아시아 편집장은 "정의선 회장이 브랜드의 프런트맨으로서 회사를 대표하는 대중적인 역할을 맡아줬으면 한다"며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있어서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도요다 회장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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