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대비 무려 8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9월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을 앞두고 주담대를 받고자 하는 ‘막차심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한 11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증가폭은 전월(5조4000억원)보다 72.2%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7월 9조7000억원 이후 3년1개월만에 가장 큰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세의 대부분은 주담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조2000억원 증가해 890조6000억원까지 불어났다. 2004년 주담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입주물량도 늘면서 주담대가 상당 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스트레스DSR 제도 도입에 앞서 규제 전 마지막 대출 기회로 인식되면서 주담대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가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6월과 7월엔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씩 줄었지만 증가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은에서는 신용대출도 휴가철 자금 수요, 주식 저가매수 수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7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7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채는 5000억원 규모 순상환되면서 순상환 흐름이 이어졌다.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 유치 등의 영향으로 21조5000억원 증가했고,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9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이번 가게대출 증가세에 대해 경계의식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는 같은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6월 이후 주택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견조한 수출 호조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수 부문에서는 부문별로 회복속도에 차이를 보인다며 부문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회복을 가속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두 자릿수 상승하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투자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과 관련해서 “금융지원 3종세트는 지난주까지 총 2413억원을 지원했다”며 “이번 달부터는 8월 이후 신청분을 본격 집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가오는 주말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며 “국민들의 소비 불씨를 살리고, 내수경기를 보름달처럼 환히 밝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