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취재폭력' 신고에 무편집 영상 공개한 '뉴스타파'

임병도 2024. 9.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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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회관에서 국회의원에게 공적인 질문했는데 취재 폭력으로 징계

[임병도 기자]

 국회에서 김장겸 의원에게 질문을 하는 뉴스타파 취재진
ⓒ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기자가 국회에서 국회의원에게 질문을 했다가 '취재 폭력' 신고를 당하고 징계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입니다.

지난 7월 18일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은 같은 달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뉴스타파> 취재진이 사전 요청 없이 인터뷰를 강요하며 오찬 간담회장까지 무단으로 들어와 불편을 초래했고, 본인의 손등이 긁히는 사고까지 있었다"고 주장했고, 국회사무처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국회사무처 의회방호과는 심의위원회를 열어 <뉴스타파>에 '경고 처분'을 국회 언론환경개선 자문위원회에선 '주의 조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취재 폭력? 무편집 영상 공개한 <뉴스타파>

김 의원의 취재 폭력 주장 신고로 징계 결정을 받은 <뉴스타파>는 11일 유튜브 채널에 질의 시간 1분 30여 초가 담긴 무편집 영상 전체를 공개했습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무편집 영상을 보면 김 의원이 주장한 취재 폭력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 의원의 보좌관들이 취재진을 막아서거나 밀치고, 카메라 렌즈를 손에 든 물건으로 내리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인터뷰를 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복도에는 김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 외에는 사람들의 통행도 없었습니다.

보통 국회 출입기자들은 최고위원회의나 본회의, 세미나가 끝난 뒤 국회의원들을 따라가며 질문을 합니다. 당시 <뉴스파타> 취재진의 모습도 통상적인 취재 모습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김 의원 주장대로라면 국회 출입기자들은 모두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뉴스타파 취재진을 언급한 김장겸 의원
ⓒ 뉴스타파유튜브 갈무리
앞서 김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짜뉴스로 본 공영방송의 내일'이라는 세미나에서 "<뉴스타파> 여기 없나요? <뉴스타파> 말씀 좀 해보시죠"라며 <뉴스타파> 취재진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뉴스타파> 취재진이 질문을 하자 답변도 하지 않고 취재폭력이라며 신고를 한 것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김성순 변호사는 "국회는 공적 공간이며,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공적 인물로서 언론의 취재에 응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 내에서 이루어진 취재는 언론의 자유가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장겸 의원에게 무슨 질문을 했길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는 김장겸 의원. 2024.7.28
ⓒ 국회유튜브 갈무리
김장겸 의원은 왜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신고를 했을까요? <뉴스타파> 취재진은 김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해 물었습니다.

김 의원은 MBC 보도국장과 사장으로 있던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MBC 노조원들의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2023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습니다.

당시 1심 재판에서 김 의원은 자신은 당시 상급자였던 이진숙으로부터 노조 탈퇴 종용 지침을 전달 받았을 뿐이라며 이진숙은 기소하지 않고 자신만 기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김장겸 의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이었습니다. 청문위원과 후보자와 관련된 법원 판결을 묻는 질문은 언론으로서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화받지 않아 찾아왔다고 했더니... 김장겸 "내가 왜 전화를 받아요"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이 현장 질의에 앞서 김장겸 의원에게 보낸 전화와 문자 내용
ⓒ 뉴스타파유튜브 갈무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자 '언론장악 공동취재팀' 문상현 시사인 기자는 김 의원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문 기자는 국회 공동취재팀 <뉴스타파> 박종화 PD에게 대신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박 PD는 통상적으로 국회 출입기자가 하는 취재 형태로 김 의원을 따라가며 질문을 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 행태를 다른 말로 '앰부시'라고 합니다. 공식적인 질의서를 보내고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하거나 만나지 못할 경우 주변에서 기다렸다가 하는 인터뷰를 말합니다.

김 의원은 전화해도 받지 않아 찾아왔다는 취재진의 말에 "내가 전화를 왜 받아요?"라고 말했고, 질문하는 기자를 '취재 폭력'이라며 신고까지 했습니다.

기자는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국회의원이라도 기자의 불편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 권리는 있지만, 반대로 기자의 취재를 막아서도 안 됩니다. 기자가 국회에서 국회의원에게 질문조차 할 수 없다면 기자는 어디서 취재를 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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