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첫 승'에도 "나가라" 성난 팬들…홍명보 감독이 뿔난 민심 위로할 길은

김희웅 2024. 9. 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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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에 앞서 벤치에 서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9.05/

승리로 성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까.  홍명보 축구대표팀을 향한 민심은 여전히 얼음장 같다.

홍명보호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뒤 2경기 만에 거둔 승리다.

찜찜한 경기였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약체' 팔레스타인(96위)과 득점 없이 비겼다. 오만전에서는 시원한 승리가 필수였는데, 이마저도 졸전 끝에 결과만 가져온 셈이 됐다. 여론을 뒤집기는 어려운 한판이었다.

승리 뒤에도 홍명보 감독을 향한 거센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홍 감독은 오만전을 마친 후 "전체적으로 준비한 대로 잘 됐다"고 자평했지만, 이번에도 어떤 전술을 들고나왔는지 모르겠다는 혹평이 숱하다. 그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의존한 축구였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아도 모자랄 판국인데, 홍명보 감독의 데뷔 무대였던 9월 2연전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물론 현재의 분위기만 보면, 3차 예선에서 순항한다고 해도 홍 감독을 향한 여론이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후반 종료직전까지 무승부가 이어지자 붉은 악마가 축구협회를 성토하는 게시물을 들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9.05/

여전히 불공정한 과정을 거쳐 대표팀 사령탑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 홍명보 감독은 팔레스타인과의 데뷔전부터 "나가"라는 외침을 들었다. 축구 팬들은 홍 감독이 피치 위에 서기 전부터 사퇴를 종용했는데, 그 이유는 그의 능력을 걱정하기보다 대한축구협회(KFA)의 방만한 일 처리를 꼬집은 것이다.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어가면, 향후에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FA가 투명한 절차를 거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며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면, 민심은 이 정도로 차갑지 않았을 것이다. 등 돌린 팬들을 설득해 돌아서게 할 단계는 이미 지난 것처럼 보인다. 경기력과 결과를 잡아도, 비교적 수월해진 월드컵 출전권을 얻어도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을 분위기다.

실제 앞선 2경기를 마친 뒤 축구 팬들은 경기력에 관한 건강한 토론은 뒷전이고,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외치기에 바빴다. 귀를 막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면 여론이 알아서 수그러드는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형세다. 적어도 이번 선임과 관련된 의혹을 시원하게 푸는 게 우선 과제로 보이는 이유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논란과 관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을 불러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홍 감독 선임과 관련된 (축구협회) 내부 제보를 받아 관련 자료를 수집·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간의 눈과 귀가 여기에 쏠려 있다. 빙 둘러서 말하기보다 솔직하고 명쾌한 답변만이 조금이라도 성난 여론을 위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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