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에 발목 잡힌 美 8월 근원 CPI…9월 스몰컷에 '쐐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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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개월 연속 하락해 2% 중반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주거비가 상승하며 근원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예상치(0.2%), 직전 달 수치(0.2%)와 모두 같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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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CPI 전월比 0.3% 올라 '예상 상회'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개월 연속 하락해 2% 중반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주거비가 상승하며 근원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0.5%포인트 인하를 의미하는 '빅컷'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2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2.5%)에 부합했다. 지난 7월 상승률이 2021년 3월(2.6%) 이후 3년4개월 만에 2%대로 진입한 뒤 한 달 만에 상승폭이 또 축소됐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예상치(0.2%), 직전 달 수치(0.2%)와 모두 같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각각 0.2%, 3.2%였는데, 전월 대비 상승률이 4개월 이래 최고치로 전망치를 상회했다. 지난 7월에는 상승폭이 각각 0.2%, 3.2%였다. 이에 따라 최근 3개월간 근원 CPI 상승률은 연율 기준 7월 1.6%에서 8월 2.1%로 올라갔다.
주거비 상승폭 확대가 지난달 CPI 상승분의 주요 원인이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지난 7월(0.4%) 대비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년 대비로는 5.2% 올랐다. 식료품 가격은 0.1%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은 0.8% 하락했고, 중고차 가격은 0.1% 내렸다. 의류 가격은 0.3% 올랐다.
하루 뒤인 12일 발표될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월에 전월보다 0.2% 올라 지난 7월 상승률(0.1%)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CPI가 예상에 부합하고 근원 CPI는 오히려 전문가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면서 시장은 이달 빅컷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5%,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15% 반영 중이다. 전날만 해도 빅컷 가능성이 34%였는데 하루 만에 19%포인트 급락했다. 8월 고용 보고서가 노동시장의 점진적인 둔화를 시사하면서 빅컷 가능성이 낮아지긴 했으나 이날 근원 CPI까지 예상을 웃돌면서 0.25%포인트 인하 전망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 둔화하고 있어 물가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결론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빅컷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국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bp(1bp=0.01%포인트) 오른 3.66%,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5bp 상승한 3.66% 선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닉 수석 전략가는 "단독으로 보면 CPI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예상보다 높은 근원 CPI 지표는 시장에 필요하지 않았던 수치"라며 "이는 50bp 인하에 희망을 걸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고 이제 그런 기대는 모두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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