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못 낸 여성에 매춘 강요’ 日호빠 ‘간판청소’ 돌입
미관 개선… 악성 호스트 클럽 문제
비싼 술 시키고 여성에 성매매 강요
도쿄 신주쿠구가 동양 최대의 유흥가로 알려진 가부키초에서 처음으로 야외 광고판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특수 장비를 동원해 이 지역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한 광고판을 모두 점검한다. 그 배경에는 비싼 요금을 내지 못한 여성 고객에게 매춘을 강요하기도 하는 호스트 클럽 문제가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도쿄 옥외광고물 규정은 야외에 설치되는 광고판 면적을 건물 벽면의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건물에서 공중으로 돌출되는 간판은 보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보도에서 3.5m 이상 높이를 확보해야 한다. 설치 전에는 구청에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현재 각양각색 광고판으로 빽빽한 가부키초에는 한눈에도 명백히 규정을 위반한 광고판이 허다하다. 대개 호스트 클럽이다. 요미우리는 “많은 광고판이 사전 신청 없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판 수가 방대해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광고판이 너무 많다 보니 구청은 정확히 어떤 광고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측량 차량을 활용해 실태조사에 나선 이유다. 이 차량은 주로 도로 점검이나 지도 작성에 사용된다.
도쿄 경찰 공안부가 지난해 1~9월 매춘금지법 위반 혐의로 20~46세 여성 80명을 체포해 확인한 결과 이들 중 40%가 호스트 클럽 관련 빚을 갚거나 언더그라운드 남성 아이돌의 연예활동비를 대기 위해 매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된 여성 70%가 20대였다.
지난해 4월 초에는 가부키초에서 일하는 남성 호스트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여성들에게 빚을 갚으라며 매춘을 강요한 혐의로 체포됐다.
AFP통신은 지난해 12월 ‘일본 여성들, 호스트 클럽의 희생양이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런 실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통신은 “로맨스의 약속에 유혹당한 여성들이 학대적인 관계, 엄청난 빚, 심지어 매춘에 빠졌다”고 전했다.
호스트 클럽 광고판은 상위권 매출을 올린 남성 호스트의 얼굴 사진을 크게 게시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에 등장하고 싶은 호스트는 고객을 꾀어 비싼 술 등을 주문하도록 한다. 고객은 자신이 좋아하는 호스트를 유명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요구를 따른다.
AFP와 인터뷰한 키사라기라는 20대 여성은 18세 때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호스트를 만나 클럽을 계속 찾다가 빚이 쌓여 매춘으로 내몰린 사례였다. 호스트는 키사라기를 ‘인터넷 카페’에 배치해 매춘을 시켰고 그렇게 들어온 돈은 모두 자신이 가져졌다. 키사라기는 “호스트가 실제로 한 일은 나를 매춘부로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나는 순진하게도 그가 내게 일자리와 스마트폰을 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호스트 얼굴 간판을 악성 영업의 원인 중 하나로 본다. 구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부도덕한 판매를 근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측량 차량을 이용한 조사는 지난달 말 3일간 진행했다. 약 8㎞에 걸친 구역에서 빌딩 등 약 120곳에 설치된 광고판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해 위반 사항이 확인된 광고판에 대해서는 연내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요다 지로 토목관리과장은 “악질적인 광고판에 대해서는 경찰청과도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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