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용 목사의 스티그마] 죽은 ‘꼰대’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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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사전적 의미로 늙은이를 표현하는 사회적 은어이자 선생님을 두고 학생들이 사용하던 은어다.
'주름이 많은' 번데기의 경상도 방언인 '꼰데기'로부터 출발해 '주름 좀 잡는다'고 우쭐대고 자랑하는 이들을 두고 하는 표현이었고 어린아이들이 잘못된 일을 했을 때 옛 어른들이 자기 곰방대로 훈계를 하는 모습 가운데 '곰방대'라는 단어를 축약해서 부른 것이 '꼰대'였다고 한다.
그런 꼰대의 특징은 자기 삶의 경험을 일반화하고 과대평가까지 하면서 남에게 강요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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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사전적 의미로 늙은이를 표현하는 사회적 은어이자 선생님을 두고 학생들이 사용하던 은어다. ‘주름이 많은’ 번데기의 경상도 방언인 ‘꼰데기’로부터 출발해 ‘주름 좀 잡는다’고 우쭐대고 자랑하는 이들을 두고 하는 표현이었고 어린아이들이 잘못된 일을 했을 때 옛 어른들이 자기 곰방대로 훈계를 하는 모습 가운데 ‘곰방대’라는 단어를 축약해서 부른 것이 ‘꼰대’였다고 한다. 어떤 어원이든 꼰대라는 표현은 높은 자리에서 거만한 권위주의를 드러내는 사람을 지칭한다. 요즘 사용되는 꼰대도 별반 다르지 않고, 도리어 그 부정적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런 꼰대의 특징은 자기 삶의 경험을 일반화하고 과대평가까지 하면서 남에게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주로 쓰는 표현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나 때는 말이야” 등이다. 물론 그들의 경험은 자신들의 삶에 소중한 자산일 수 있겠지만,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고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타인에게 조언하고 충고하는 것은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동안 자신이 먹었던 ‘짬밥’의 수가 능력치라고 생각하는 군대식 사고나 자기가 아는 지식과 도덕, 기준과 규범이 진리라고 생각하며 확증 편향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런 자기주장에 대해 명확한 근거나 이유를 대지 못하는 것이 요즘 꼰대의 모습이다.
구글의 단어 검색량을 조사해 본 결과, 꼰대라는 표현은 2015년에서 2018년 사이 폭발적으로 급증했고 2019년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사회적으로 확산하면서 기성세대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이 통계의 결과는 한국교회 교인의 감소 통계와 같은 궤를 가지고 있다. 저출산 및 젊은 층의 탈기독교화로 인한 교인 수 감소 분석 이전에 사회적 기득권이 돼 과거 영광에 취한 채 시대를 읽지 못하는 한국교회는 내부에서는 젊은 세대로부터, 외부에서는 이웃과 세상으로부터 종교적 꼰대가 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교회와 교계는 여러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주일학교와 청년세대를 위한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연다. 한 청년이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교회 청년을 위한 교회정책 세미나’는 꼰대의 잔소리나 쓸데없는 간섭처럼 느껴져요”라고 한 말을 듣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교회의 심각한 위기가 느껴졌다. 이달 장로교단 총회가 시작되는데 총회에 참석하는 총대들은 주로 ‘나이 많은 남성들’이다. 극소수 여성 총대를 앉혀 놓고 큰 인심이라도 쓴 것처럼 말하는 것이 바로 꼰대 같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다. 이대로 가면 한국교회에는 꼰대들만 남고 나이 많은 꼰대가 한두 살 아래 꼰대들에게 꼰대질을 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어느 교단은 사회적 눈높이에 맞춰 교단 헌법으로 제정했던 교회세습방지법을 폐지하려고 하고 있고 또 다른 교단은 여전히 여성 목회자에 대한 안수를 거부하고 있다. 한 신학교는 이단인 제칠일재림교로부터 시작된 창조과학을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교수를 해임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교계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꼰대질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결정을 하기 전에 교계 어른들은 젊은 세대나 이웃과 의견을 나누거나 소통하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세상은 교회가 선교를 위해 어떤 일을 해도 당연히 무관심할 것이고 이런 상황에 한국교회 안에 젊은 세대들도 한탄에 한숨이 함께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시대에 어른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잘 모시고자 하는 유일한 공동체는 교회다. 그러나 이제 그곳에 진짜 어른이 없어지고 존경을 표현할 만한 나이 많은 멘토도 사라져 가고 있다. 참된 어른을 잃어버린 교회! 예전 몸소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셨던 넓은 품을 가진 어르신들이 그리워진다.
김주용 연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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