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다녀왔어”는 옛말… 타임빌라스·사우스시티·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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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35)씨는 집 근처 백화점을 안 간지 꽤 오래됐다.
박씨는 "예전엔 가족들이랑 주말에 백화점에 놀러 가곤 했는데 이제는 인기 맛집이 모여 있고, 쇼핑도 가능하고, 서점이 있어 책도 읽을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을 찾게 된다"고 했다.
최근 백화점업계는 박씨와 같은 이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 위해 '네이밍'을 포함한 편집 경쟁을 한창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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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 의미 담은 네이밍
미래 소비층 MZ세대 유입 효과
직장인 박모(35)씨는 집 근처 백화점을 안 간지 꽤 오래됐다. 간단한 의류나 화장품은 온라인으로 주로 쇼핑하고 겨울 코트나 패딩처럼 고가의 제품은 아울렛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예전엔 가족들이랑 주말에 백화점에 놀러 가곤 했는데 이제는 인기 맛집이 모여 있고, 쇼핑도 가능하고, 서점이 있어 책도 읽을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을 찾게 된다”고 했다.
최근 백화점업계는 박씨와 같은 이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 위해 ‘네이밍’을 포함한 편집 경쟁을 한창 벌이고 있다. 미식·쇼핑·문화예술이 결합한 신(新) 백화점을 경험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자 백화점은 다양한 것을 담을 수 있도록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또 1층 명품화장품, 2층부터는 패션, 맨 위층은 식당이라는 백화점 공식을 깨뜨리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재단장을 마치면서 지난 6일 ‘커넥트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19년 만의 간판 교체다. 인근 상권이 쇠퇴하고 주위에 롯데·신세계백화점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했다. 지난 7월 아예 영업을 중단한 부산점은 백화점과 아울렛, 미술관 등 여러 업태를 결합한 새 점포로 거듭났다.
백화점 명칭을 뺀 백화점의 시작은 ‘더현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당시 판교점을 오픈하면서 홈페이지와 쇼핑백 등에 ‘더현대’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개장하며 처음으로 점포명에 사용했다.
신세계백화점 죽전점도 두 차례에 걸쳐 간판을 바꿨다. 2009년 경기점이었다가 최근 재단장을 거치면서 ‘신세계사우스시티’가 됐다. 경기 남부지역의 상권을 포섭하고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롯데백화점의 ‘타임빌라스 수원’도 대표적인 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역시 백화점과 쇼핑몰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타임빌라스는 ‘시간(Time)’과 ‘별장(Villas)’을 합한 말로, 시간도 머물고 싶을 만큼 볼거리가 많고 힐링이 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백화점이 이름을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전통적 백화점에서 탈피한 공간들이 유력한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고 백화점이라는 명칭이 젊은 세대에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느껴져 진입장벽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라는 단어에서 올드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며 “미래 주력 소비층이 될 MZ세대가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경험해봐야 주기적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 백화점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화려한 개명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업계에선 간판 교체 작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요즘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한 체험 인증을 중시한다”며 “‘백화점 다녀왔어’보다는 ‘더현대 다녀왔어’ ‘롯타(롯데월드타워) 다녀왔어’가 소위 ‘있어빌리티(있어보이는+ability)’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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