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추모식서 악수한 해리스·트럼프… 바이든 사이에 두고 묵념

김철웅 2024. 9. 12.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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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1일(현지시간) 뉴욕 그라운드제로에서 열린 9·11테러 23주기 추모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날 밤 첫 TV토론회에서 격렬한 공방을 주고 받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11 테러 23주기 추모식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악수를 하고 같은 줄에 앉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 국민이 비극을 기억하는 가운데 두 사람이 정치적 적대감을 잠시 내려놨다”고 했다.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그라운드 제로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9·11 테러 추모식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나타난 해리스 후보는 먼저 와 있던 트럼프 후보와 눈을 마주친 뒤 악수를 했다. 전날 토론에서 치고받은 지 12시간이 안 된 시점이었다. 해리스는 검은 정장을 입었고, 트럼프는 토론때처럼 공화당의 상징인 붉은 넥타이를 맸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가 ‘고맙다’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무엇과 관련해 고맙다고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해리스 민주당 후보(왼쪽부터), 바이든 대통령,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트럼프 공화당 후보,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AP=연합뉴스

해리스와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사이에 놓고 나란히 자리를 잡은 뒤 행사에 집중했다. 이어진 접촉이나 대화도 없었다.

참석자들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여객기가 충돌한 첫 테러 발생시각인 오전 8시 46분에 맞춰 종소리와 함께 묵념했다. 유족들은 준비된 연단에 올라 희생자 3천여명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후 희생자와의 일화, 전하고픈 말 등을 언급하며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희생자 호명은 나머지 3차례의 테러와 건물 붕괴 시각에 맞춰 잠깐씩 중단됐고, 그때마다 종소리와 함께 묵념했다.

정치인들의 연설은 없었다. 국립 9·11 추모박물관이 정치인 연설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9월 11일 당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알카에다는 미국 상공에 있던 민간 항공기 4대를 납치해 이 중 3대를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2개, 워싱턴DC의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 충돌시켰다. 나머지 1대는 승객들의 저항에 부딪혀 목표지점으로 추정되는 국회의사당 또는 백악관까지 가지 못하고 펜실베니아주 섕크스빌에 추락했다. 이날 추모식 역시 뉴욕뿐 아니라 펜타곤, 섕크스빌에서도 열렸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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