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 계획에 민주당 "취수원 이전 예산 전액 삭감할 것"

조정훈 2024. 9. 1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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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공약인 '맑은 물 하이웨이' 놓고 여야 갈등, 홍 시장 "중금속 식수? 선동 불과" VS 민주당 대구경북 "식수원 이전 예산 전액 삭감할 것"

[조정훈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
ⓒ 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이 낙동강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취수원 이전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맞서면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중금속 없는 하천 없어, 선동하는 것 불과"

홍 시장은 11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과 관련 "윤재옥 의원이 대표발의를 해서 국회로 넘어갔다"며 "일부 야당이 주장하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번 녹조가 창궐할 때 해평취수장의 녹조는 7600셀(cell/ml)이었고 낙동강은 만2000셀, 만5000셀 정도였는데 우리가 취수하고자 하는 안동댐 직하류에는 녹조가 제로(0)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중금속이 있다? 공업화되고 난 뒤에 중금속 없는 하천이나 중금속 없는 댐은 소양강댐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중금속은 지하 퇴적물에 있고 물은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서울 시민들의 식수원인 팔당댐에 가면 손을 못 댄다. 물 밑에는 온갖 퇴적물이 다 있다"면서 "경안천에서 흘러나오는 축산 폐수 퇴적물이 다 쌓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하천 어디에 가도 중금속이 바닥에 퇴적되지 않은 하천은 없다. 그런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대중들이 무지하다고 보고 선동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안동댐 싫어 해평 쪽으로 가자고 그러는데 해평 쪽은 과연 1급수냐"고 되물었다.

앞서 윤재옥 의원은 지난 10일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국가·지자체 책무 규정,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특례 및 인허가 의제 추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취수시설이 새롭게 설치되는 영향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사업과 이를 위한 추진단 설립·운영 근거 등도 포함돼 있어 홍 시장의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뒷받침한다.

민주당 대구경북 "안동댐 물은 안동사람들도 안 먹어, 안동댐 이전 예산 삭감할 것"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11일 오후 안동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시장의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계획을 규탄했다.
ⓒ 민주당 대구시당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11일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와 안동댐을 방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시장의 취수원 안동댐 이전 계획을 규탄하고 내년도 예산에서 취수원 이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강민구 최고위원과 허소 대구시당위원장, 이영수 경북도당위원장을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홍준표 시장이 안동댐 취수원 이전을 진행하려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왜 구미 해평취수장은 안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설명 없이 지난 2022년 4월 체결된 협약을 깨는 것은 각 협약 주체와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에서조차 예타가 끝난 상황이고 홍준표, 김장호 두 시장만 동의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며 "홍 시장의 갑작스러운 안동댐 취수원 이전 선언과 김 시장의 비겁한 침묵만 공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안동댐 수질과 관련 "안동사람들도 먹지 않는 취수가 가능한 물이 아니다"라며 "상류의 석포제련소에서 1970년부터 54년 동안 쌓여온 카드뮴, 비소, 아연 등의 중금속 퇴적물이 강바닥에 그대로 있다"고 주장했다.

또 "취수관을 110km나 이어서 대구로 물을 들여온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며 "취수원은 매우 중요한 국가시설로 1급 보안 구역이고 관리도 엄격해 취수관로가 길어지면 관리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미 해평 이전 시 45km에 3900억 원이면 충분하지만 안동댐은 110km에 2조 원이 넘는다"며 "두 시장의 몽니에 국가 예산을 1조5000억 원 가까이 더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11일 오후 안동댐을 방문한 민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녹조가 퍼진 안동댐 물을 채취하고 있다.
ⓒ 민주당 대구시당
민주당은 "취수원 이전에 따른 구미시에 돌아갈 혜택이 많은데도 두 시장 간 감정싸움에 240만 대구시민의 염원을 걷어찼다"며 "54년 동안 축적된 중금속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는 황당 막가파 행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민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구미 해평취수원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미 발전에 도움이 되고 대구시민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구미취수원 이전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올해 취수원 이전에 필요한 예산 17억 원을 작년에 삭감했다"며 "올해 또 올라오면 그 예산을 포함해 대구시 핵심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을 향해서도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은 KTX 구미역 신설을 약속했고 구미 해평취수원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다"며 "홍 시장과 설전을 하며 구미시민의 혜택을 날려버린 김 시장 역시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마지막으로 구미 해평취수장으로의 취수원 이전을 위해 임미애 의원(비례대표)이 두 시장 간의 중재 노력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 취수원 구미 해평취수장 이전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당시 김부겸 총리와 한정애 환경부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수자원공사 간 협약을 체결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당시 협약에는 대구시에서 구미시에 100억 원을 지원하고 환경부는 공사가 끝나는 해까지 매년 100억 원을 지원하며 취수원 보호구역 확대를 최소화하고 환경감시요원으로 해평 주민들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또 대구시에 구미시 농산물 직거래센터를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협약을 파기하고 낙동강 상류인 안동댐에서 취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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