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불완전 판매’ 논란은 부실한 학교 교육에 원인”

이광수,김윤 2024. 9. 1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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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교육 전문가들은 11일 '2024 국민금융포럼' 패널 토론 발표에서 초·중·고교에서부터 실용적인 경제·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진수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도 "정글과 같은 세상에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지 않게 하고 학생들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은 어른으로서 직무유기"라며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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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금융포럼] 금융 교육 전문가 패널 토론
“아이들 예금과 적금 차이도 몰라
금융과목 기본 이수 제도 필요”


“우리 학생들을 이대로 사회에 보내도 괜찮을까요?”(양유진 한양대사범대부속고 교사)

금융 교육 전문가들은 11일 ‘2024 국민금융포럼’ 패널 토론 발표에서 초·중·고교에서부터 실용적인 경제·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당장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될 학생들을 위해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양 교사는 “어려운 경제 과목 문제를 잘 푸는 학생들도 예금과 적금의 차이를 잘 모른다”며 실용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수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도 “정글과 같은 세상에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지 않게 하고 학생들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은 어른으로서 직무유기”라며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채로 청년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는 물론 각종 금융사고와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 등도 부실한 학교 교육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모든 국민이 불완전 판매에 당하지 않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기라는 평가다. 학생 때 체계적인 금융 지식을 습득하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 효율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하는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은 “교육이 당장 필요한 사회 초년생만 해도 금융 교육을 위해 한 곳에 모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선 교사의 역량을 기를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내년 고1부터는 선택과목으로 ‘금융과 경제생활’이 도입된다. 다만 이 과목을 가르칠 교사가 충분치 않아 교사 대상 연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양 교사는 교사 역량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과서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과서는 학문적인 개념 중심으로만 구성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제 선택을 도울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과목이 새롭게 도입되지만 필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도 있다. 학생들이 금융 과목을 선택하더라도 학교에서 개설해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양 교사는 “교과의 위상이 입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이 선택과목으로 분류된다면 중요하지 않거나,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필요성을 인정해 기본 이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 선진국처럼 금융 교육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원장은 “현재 금융 교육에 책임을 지는 부처는 없는 것 같다”며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금융 당국, 민간 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김윤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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