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제 의학교육 혁신을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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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정원 증원 찬반 논란에 갇혀있기보다 이러한 갈등의 본질적 문제인 의학교육의 미래, 지역·필수 의료 문제의 해결 등에 대해 의료계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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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 시대적 과제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양측의 간극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로서 길어지는 의·정 갈등과 이에 휘말린 전공의, 의대생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 문제를 슬기롭고 빠르게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대가 있는 대학의 총장으로서 교육부 등이 최근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주목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련체계 혁신을 위해 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 투자를 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정부가 의료인력 양성이 국가적 과제라는 점을 절감하고 충분한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 대학을 포함해 여러 의대들은 이미 실험 실습실을 확대하고 건물을 증축하고 있다. 의대 교육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계획이 여러 대학에서 수립되고 있으며 이를 실행해가는 단계다. 대학들의 이런 노력은 정부가 이번에 새로 발표한 재정 투자 계획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의대 증원과 별개로 현재는 새로운 의대 교육에 대한 고민이 시급한 시점이다. 현재 의사 국가시험(국시) 위주로 이뤄지는 의대 교육과정은 점진적으로 글로벌 표준에 맞춰 발전하고는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의대생들은 기존에 배우던 의학 지식은 물론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 기술과 연계된 의학 분야와 의료 문제와 관련된 인문학 등을 자유롭게 탐구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의대들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특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의대생들이 다양한 의학 지식을 쌓고, 이를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이 이미 이러한 변화를 앞서 도입한 것처럼, 우리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또 이번 방안에는 지역 중심의 교육과 수련 강화에도 공을 들인 모습이다. 지역의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지역에서 근무하는 필수의료 전문의에게 충분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번 방안에 포함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전공의 수련체계 개선, 고질적인 저수가 인상 등이 복지부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포함됐다.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27년 동안 의대 정원은 동결돼 왔으며, 의대에 대한 투자나 의학교육 혁신에 대한 고민 또한 침체돼 있던 것이 사실이다. 정원 증원 찬반 논란에 갇혀있기보다 이러한 갈등의 본질적 문제인 의학교육의 미래, 지역·필수 의료 문제의 해결 등에 대해 의료계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길 바란다. 길고 길었던 의·정 갈등의 골을 딛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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