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에 실망… 월가는 “해리스 우세”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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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자본은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판단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혜 자산인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하락했고, 뉴욕증시에서 민주당 정책에 부합한 친환경주가 강세로 출발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이 토론 전보다 4%포인트 상승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하락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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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초반 친환경주 강세
대선 베팅 “해리스 50%로 우세”
표심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자본은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판단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혜 자산인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하락했고, 뉴욕증시에서 민주당 정책에 부합한 친환경주가 강세로 출발했다.
뉴욕증시에서 11일(현지시간) 장 초반 태양광·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대체로 상승했고, 엑슨모빌·셰브론을 포함한 석유·천연가스 기업 주가는 하락했다. 월가의 자본이 토론 이튿날 아침 해리스 부통령의 친환경 기조에 베팅한 셈이다.
친환경주 가운데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테슬라는 개장 30분 뒤인 오전 10시(한국시간 밤 11시) 현재 나스닥거래소에서 2.13% 하락한 221.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다만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미 노동통계국에서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2.5%로 2021년 2월(1.7%)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난 점은 향후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근거가 되지만 경기침체 우려를 키울 수 있다.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베팅사이트의 판돈도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몰렸다.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걸린 자금은 같은 시간 한때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9%를 앞질렀다. 49%의 동률과 해리스 부통령의 1%포인트 차 우세가 거듭되고 있다.
토론 전까지 판돈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2%, 해리스 부통령에게 46%씩 걸렸다.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이 토론 전보다 4%포인트 상승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하락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약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83%, 1주 전보다 1.30% 밀린 5만5706달러(약 7469만6000원)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의 약세는 지난 10일 밤 9시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미국 ABC방송에서 생중계된 대선 토론 중에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토론 시작 전까지 5만75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진행 과정에서 5만610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CPI를 확인한 뒤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뉴욕증시 개장 이후 하락 전환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친트럼프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2024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비트코인을 미 달러화에 도전하는 자산으로 판단해 강도 높게 규제했지만, 재집권에 도전하는 지금은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 100%를 비축하는 정책을 예고하며 태도를 바꿨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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