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손준호 "3765만원 받았다…수령 이유 기억 안 난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정현 기자) 손준호(수원FC)는 중국에서 '승부조작'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절친한 사이였던 전 중국 국가대표 조선족 선수 진징다오(한국명 김경도)에게 받은 20만 위안(한화 3765만원)을 왜 받았는지에 대해선 기억나질 않는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손준호는 11일 경기도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축구 활동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중국축구협회가 이 징계를 국제축구연맹(FIFA) 통해 전 세계로 확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손준호는 선수 생명에 큰 위기를 맞았다.
손준호는 지난 9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축구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징계는 일단 중국 내에서 적용되는 것이다.
중국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관계 법기관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전 산둥 구단 선수 손준호가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 거래, 축구 경기 조작, 불법 수익을 취하여 스포츠맨십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맨십을 상실했다"라고 했다.
나아가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와 함께 승부조작과 연루된 뒤 해외로 이적한 중국 선수들의 징계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를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FIFA를 통해 받아들여진다면, 해당 징계는 전 세계로 확대돼 손준호는 현재 뛰고 있는 한국 무대에서도 축구 활동을 할 수 없다.
지난해 5월 귀국 직전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된 손준호는 중국 랴오닝성에 구금돼 지난 3월 풀려날 때까지 10개월간 중국에 구금됐다.
손준호는 이후 중국축구협회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의 검토를 거쳐 K5리그 건륭FC에 등록,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친정팀인 전북 현대와 훈련하며 입단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지난 6월 K리그1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돌아왔다.
전북은 손준호가 중국축구협회 징계 등과 관련한 위험을 들어 계약을 포기했다.
이어 지난달 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같은 이유로 수원FC에서 정상 출전하고 있는 손준호의 대표팀 발탁을 미뤄 논란이 됐다.
마침내 입을 연 손준호는 절대 승부조작이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거짓 자백을 한 것만으로 자신이 승부조작 징계를 받은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도 공안이 체포 당시 핵심 증거로 제시한, 진징다오에게 받은 20만 위안의 출처 및 이유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아 모른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준호, 손준호 에이전트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진징다오에게 20만 위안을 받았다는데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대가로 받은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손준호 : 다시 한번 얘기 드리지만 정말 승부조작을 한 적도, 가담한 적도 없다. 그런 돈이 절대 아니다. 그 친구는 산둥이란 팀에 갔을 때 유일하게 한국말을 하는 선수였다. 적응에 큰 도움을 준 선수였다. 가족들이 왔을 때 정말 잘 챙겨줘서 사이가 돈독해졌다. 나 또한 그 친구의 어머님을 위해 한국에서 병원 예약도 해주고 축구교실 하는데 선물도 보내주고 2년 6개월간 돈독했던 사이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내가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기도 했고 서로 친구였으니 돈거래가 있었던 거였다. 승부조작을 해서 그 돈을 받고 불법적으로, 그런 돈이 아니었다고 조사할 때 진술했다. 그 부분에 대해 진실되게 말할 수 있다.
-그걸 추가로 증명할 만한 증거가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진징다오와 손준호의 관계는 너무나 돈독했다. 금전적 거래도 많이 왔다 갔다 했다. 1만 위안, 2만 위안, 그리고 선물도 큰 금액이 오갔던 사이다. 그런데 20만 위안에 대한 진술을 판사가 말했을 때, 진징다오와 손준호 사이 진술에서 금액의 격차가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인정하라고 했다. 증명하라고 한다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승부조작 관련해 돈을 안 받았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다.
(두 선수 간 오간 총액은?) 알 수 없다. 위챗이란 카카오페이 같은 앱이 있는데 많이 쓰인다. 그게 없으면 아예 계산할 수 없다. 손준호가 위챗 돈이 없을 때 서로 내준 금액 등이 있다. 그걸 계산을 따로 해보지는 않았다.
-판사가 이런 거래를 외부에 말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밝혀도 불이익이 없는 건가.
손준호 : 일단 서로 얘기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중국축구협회에서 먼저 발표했다. 그래서 나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솔직히 잃을 것도 없다. 범죄자로 얘기하고 싶지 않고 피해자로 얘기하고 싶었다. 다만 사실을 지금 기자분들, 국민 여러분께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한 거다. 정말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으니, 가족들도 변호사 말을 믿고 조치를 안 했다. 내가 거기 있을 동안 지내왔는데 내가 앞선 부분에서 대응을 안 한 것도 이런 게 컸다. 입을 닫고 있었던 게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던 그 부분이었는데 이제 이야기하기로 했다. 지금 내가 가만히 있으면 모두 나를 범죄자로 볼 것 같아 이제는 이야기하려고 자리를 만들었다.
-공안 체포 당시 무혐의로 진술을 번복한 뒤, 터무니없는 증거를 제시했다는데 어떤 거였는가.
손준호 : 친구와의 돈이 오간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덧붙여 이야기하면 내가 그 친구(진징다오)와 위챗으로 경기 전에, 또는 문서 내용, 연락 내용 등이 공안의 증거로 단 하나도 없었다. 오직 내 (거짓)자백만이 증거였다. 그건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바다. 문제가 된 진징다오와 주고 받은 20만 위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 모르겠다. 중국 돈으로 오가고 하니 큰 돈이 오갔지만 인지가 잘 안 된 것 같다.
-FIFA가 징계를 확정할 경우, 한국에서도 못 뛰게 되는데 사후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손준호 에이전트 : 일차적으로 중국 측에서 이를 증명하려면 세부 증거가 필요하다. 해당 경기를 지목, 손준호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걸 중국축구협회에서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엔 그 증거가 없어서 FIFA가 중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다. 만약 손을 들어주면 우리도 변호사 선임 후 추후 대응할 생각은 있다.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혹시 받은 게 있는가.
손준호 : 중국어를 못하고 통역도 한국어를 잘 못했다. 내 말을 잘 대변하는지도 몰랐다. 중국말을 듣고 한국어로 이야기하는데 나도 잘 못 알아들었다. 정확한 절차 안내도 잘 몰라서 내가 받지 못했고 변호사가 이후 절차를 진행했다.
-판결문도 없나.
손준호 : 난 전혀 없다.
-형식적 재판의 정확한 결과는.
손준호 :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라고 했고 그걸 인정한다고 해서 그 죄목으로 마무리가 돼 나오게 됐다. 9개월 이상 구금을 당했기 때문에 10개월로 판사와 당국 간부와 거래해서 유죄를 판결 받았다. 20만 위안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로 중국에서 10개월을 살고 나왔다.
-여름에 이적할 당시, 수원FC와 어떻게 이 문제를 풀고 이적했나.
손준호 : 일차적으로 전북과 협상을 했고 마무리 단계였다. 그 당시 전북에서 제시한 계약 문구가 있었다. 그 문구를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판단을 해 변호사에 문의하니 서로 합의점이 맞지 않아 전북에 죄송하다고 말하고 나왔다. 최순호 단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최 단장은 "큰 리스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준호는 대한민국 축구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이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다.
-승부조작 발표에 심정이 어땠나.
손준호 : 승부조작은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말할 기회마다 승부조작은 절대 하지 않았다. 정말 당황했다. 내 이름을 발표 안 할 거로 생각했는데 나와서 정말 황당했다. 어떻게 됐든 간에 여러 명의 선수 이름이 올라왔다. 여러 선수가 가담한 게 올라왔다. 난 승부조작에 가담한 건 인정하지 않는다.
-대가가 있어야 금품수수가 성립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대가를 뭐라고 강요했나.
손준호 : 처음에 공안에선 금품수수 혐의인데 친구(진징다오)에게 받은 돈을 그런 쪽으로, 나를 조사를 했고 혐의를 받았다. 나는 불법적인 돈도 아니고 경기를 조작해서 받은 돈도 아니라고 자백했다. 판사가 얘기할 때도 내 말을 들어줬다. 진징다오가 준 돈도 아닌데 내 자백만으로 금품수수라고 했다.
-승부조작이라고 제시했는데 어떤 경기를 제시했나.
손준호 : 2022년 1월에 있었던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를 이야기했다. (공안이)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고 그 경기에 가담만 했다고 했다. 솔직히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승부조작을 한다면 퇴장, 경고, 페널티킥, 패스미스로 인해 실점하는 등이라고 생각한다. 골을 넣을 위치도 아니다. 그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챙겨봐 주시고 이야기해 주셨으면 한다. 그 정도로 나는 떳떳하게 최선을 다해서 경기했고 그 경기에 비겼다. 그 경기로 인해서 내가 승부조작을 했다고 하는지 받아들일 수 없다.
손준호 에이전트 : 궈텐위, 진징다오가 그 경기로 수익을 창출했다고 공안이 판단하고 있고 준호까지 묶어서 판단했다.
-그 경기 전후로 그 선수(진징다오)와 돈거래가 있어서 그 내역이 제시됐나.
손준호 : 경기 한참 후다. 5~6일 정도였다. 그 금액이 20만 위안이었다. 상하이 상강 경기를 얘기하자면 이름 나온 그 친구들은 경기를 안 뛰었다. 나 혼자 90분을 뛰었다. 다른 선수들은 많이 뛰어봤자 10분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혼자 어떻게 승부조작을 하나. 축구인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 친구들은 뛰지도 않고 나 혼자 뛰었는데 어떻게 승부조작을 하는지 생각해 줬으면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알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나.
손준호 : 대한축구협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대한축구협회가 다는 모르는데 만나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 후 대한축구협회에 대해선 잘 모른다. 영사 접견은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오셨다. 건강 상태, 안에서의 폭행, 먹는 것, 가족들의 안부 등을 묻고 이야기하는 면담 시간을 가졌다.
-영사 면담 때 압박 수사를 말할 수 없었나.
손준호 : 이야기했다. 왜 인정을 했고 그랬는지 그 과정을 영사 면담 때 다 했고 도와달라, 억울하다고 처음부터 호소했었다.
-20만 위안 받은 이유는.
손준호 : 돈을 빌려주고 갚았던 걸 수도 있다. 그 친구 축구교실에 선물을 해줬다. 큰 금액의 선물을 했는데 정확하게 이 자리에서 돈 빌렸다, 선물해 준 돈이라곤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불법적인 돈이 아니란 걸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서로 도와주고 그랬고 가족들 생일 선물도 해주고 그랬다. 돈을 벌고 하니 그게 큰 돈이 아니라고 그 당시 생각했던 것 같다.
-승부조작 회유는 없었나.
손준호 : 그런 적 없다. 이 자리에서 왜 혐의를 인정했고, 한국 돌아와서 지금까지 대응을 안 했는지 이야기했다. 압박 수사를 당할 때 첫 6시간 동안 버텼다. 앉아서 수갑만 차고 있는데 얼마나 그 순간이 무섭고 두렵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것 때문에 거짓 자백을 한 거다. 내가 정말 그랬다면(승부조작했다면) 한국에서 축구 안 했다. 외국에 나갔다. 그럼에도 한국에 들어온 건 승부조작으로 부당이익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포 당시 제3의 도시로 나오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손준호 : 웃긴 스토리다. 지난해 5월10일 청두와 경기를 하고 11일 딸이 환경이 바뀐 유치원에 다니면서 딸이 건강에 문제가 생겼고, 아들도 건강에 문제가 있고 해서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감독과 미팅을 했다.
5월12일 아침 8시 30분 비행기를 지난에서 끊었는데 당시 내 생일이기도 했고 12일에 갔다가 16일 돌아오기로 감독과 미팅하고 다 예매했다. 비행기를 끊어 놓고 조금 늦게 공항에 도착했는데 수속할 수 없다고 했다.
시간이 촉박하게 도착했기 때문에 짐을 실을 수 없었다. 통역을 통해 비행기 티켓을 알아봐달라고 했고 상하이발 오후 3시 30분 비행기가 있었다. 상하이 홍차우 공항에 12시 30분에 도착해 점심 먹고 안에 들어가서 아이들 장난감 사주고 재밌게 놀아주고 있었다. 3시 10분쯤 여권 검사를 하는데 기다려보라고 했다. 3분 뒤 공안이 와서 가족들 앞에서 잡혀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손준호가 나와 승부조작하기로 했다"는 그 친구(진징다오)의 증언이나 문자, 녹취 등을 (공안이)제시했나.
손준호 : 단 한 건도 없었다. 친구의 진술만 이야기했다. 그 친구의 말도 달랐다. 처음엔 20만 위안, 옷도 사줬고 신발도 사줬다고 했다. 나중엔 나도 변호사가 있으니 내역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그 친구에 대한 내역은 없었다.
당시 녹음 파일을 복구하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검찰 단계에선 있는데 공안 단계에선 없는지 그 부분에 대해 도와주셨으면 좋겠고 음성파일을 받으면 다 들려줄 수 있다. 어떻게 조사받았는지 당당하게 공개하고 싶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호소하고 있다.
-영사 면담 때 거짓 자백 상황을 알릴 수 있었는데.
손준호 : 억울함도 있고 도와달라는 호소도 했다. 영문도 모르고 말도 모르는 나라에서 대한민국에서도 그런 곳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 억울하게 있는데 그 호소를 만날 수 있는 건 영사 면접뿐이었다. 그것들을 외교부 쪽에 전달하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마다 매번 호소하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국에서 외교부와 면담은 있었나.
손준호 : 귀국 후 외교부 쪽과 연락이나 만남은 없었다. 그리고 영사 면접 당시, 뒤에서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경찰, 검찰들이 지키고 계셔서 자세하게 말을 못 하게 막았다. 변호사를 통해서만 조금 더 세세하게 말하고 아내에게 전달했다.
-진징다오는 승부조작 혐의를 인정하나.
손준호 : 난 지금 상황을 하나도 모른다. 그 후로 선수와 만난 적도 없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 친구가 먼저 잡혀갔다.
-귀국 이후 진징다오와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손준호 : 아무 이야기도 안 했다. 그 후로 나는 그 친구를 아예 잊고 살려고 마음을 먹었다.
-친구 가족 간의 소통은 과거에 있었나.
손준호 : 그 정도는 아니다. 누구의 생일이라고 하면 선물 정도만 챙겨주는 사이였다.
-수원FC 구단과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손준호 : 단장님, 구단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 FIFA,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도 없다. 기자 간담회 이후에도 구단과 이야기해야 하고 협회와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 그리고 선수 생활 유지 여부는 답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진징다오와 연을 끊기로 한 게 배신감 때문인가.
손준호 : 그렇다. 너무나 사람을 믿었기에 그 충격이 컸다.
-진징다오 진술의 정확성 여부를 검증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손준호 : 중국을 떠나 한국 땅을 밟는 순간, 중국에서의 기억을 다 잊고 정리하고 앞으로 지내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다. 앞으로 새롭게 살아가려는 생각만 했다.
-조사 당시 영상을 받아서 공개할 수 있나.
손준호 : 대화 내용이 영상에 나오지 않는다. 난 영상에서 앉아만 있고 핸드폰을 보여주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야 ‘저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할 것이다. 검찰 단계에선 영상과 음성 모두 있는데 공안 단계에선 영상만 존재하다. 검찰 단계에선 변호사도 있어서 사실만을 이야기했다. 나는 검찰보다 공안 단계에서의 처음 혐의 인정 때문에 이렇게 된 일이기 때문에 공안 단계에서의 음성 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준호 에이전트 : 진징다오가 검사 단계에서 많은 걸 이야기했다. 금전적 이야기도 많이 해서 변호사 통해 ‘이거 한 번 생각해 봐, 진징다오네 축구교실에 뭘 보냈지’ 등을 생각했다. 뭘 줬다고 하고 받았다는 걸 이야기하지 않아서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많은 걸 이야기했다.
-금품수수가 왜 잘못됐는지 중국 당국에서 이야기한 게 있나.
손준호 : '돈을 받았다'라는 내용이다. 그 선수에게 20만 위안을 받았다는 내용이 금품수수여서 그것만 인정하라고 강요를 받았다. 내게 선택지를 1, 2번을 내밀었다. 나는 빨리 나오는 길을 선택했다. 중국에서만 축구를 못하지 한국에서는 축구할 수 있다고 당국에서 그렇게 애기했었다.
만약 내가 문제가 있었다면 자백하고 축구만 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10개월째 언제 나갈지 모른다고 들었을 땐, 죽지 못해 사는 그런 마음이었다.
-돈을 받았다는 것만 인정했는데 그 대가가 없었다고 인정한 건가.
손준호 : 네 그렇다. 그 돈이 승부조작, 불법적인 돈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구치소 생활할 때 인권 침해를 당하거나 견디기 힘든 순간이 있었나.
손준호 : 폭행하고 그러진 않았다. 첫 외국인이어서 영사 간 그런 게 있어서 최대한 잘 보호해 주려고 했다. 훈련소 생활하는 곳보다 더 열악했고 영하 25도에도 차가운 물로 씻고 나가서 축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어떤 것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여기서 버티지 못하면… 가족들만 생각했다.
이 악물고 우울증도 오고 죽고 싶은 생각만 드는 날도 많았다. 귀에서 피가 날 때도 있었고 이가 부서져서 음식을 못 씹으면서 생활했지만, 꿋꿋이 버텼다. 그렇게 버티면서 나와서 따뜻한 물로 원 없이 씻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승부조작을 안 했고 불법적인 걸 안 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그런 걸 다 견뎌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찰(공안) 단계에서의 영상, 검찰 영상과 음성 등을 공개할 의향이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중국 변호사 측을 통해 열람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준호의 답변을 들었겠지만, 처음 들으면서 '말이 돼'라는 의문점이 굉장히 많았다. 나도 중국 일을 한 지 오래되다 보니 중국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말이 되나 생각이 드시겠지만, 상대가 중국이라는 걸 생각해 보고 이해해 보시면 조금은 더 이해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이 손준호 혼자가 아니라 2부리그 산시에서 뛰고 있었던 유지호도 엇비슷한 상황이 나왔는데 영구 징계라고 발표가 나니 반박하는 글을 발표했다. 그 선수도 똑같이 FIFA,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가서 제소해야 한다고 본인 SNS를 통해 발표한 상황이다.
다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손준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해당하는 사안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불법 구금, 강압 수사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 상황을 인지해 주시고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판결문은 공개가 가능한가.
손준호 : 나도 갖고 있지 않고 중국 변호사에게 여쭤보겠다.
-열람 신청 거부 이유를 들었나.
손준호 : '안된다'라고만 들어서 답답했다. 중국 현지 로펌에도 문의했는데 형사 사건에 대한 변호사들이 많이 없다. 형사 사건이라면 공안과 싸워야 하고 공산당과도 싸워야 한다. 그들의 말씀은 '협의를 통해 형량을 줄이는 것뿐'이라고 했다. 현지 변호사도 공안, 공산당에 반하는 발언조차 못 했던 것 같다.
-CAS 제소 의향이 있나.
손준호 :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중국 사법 당국의 결정과 징계만 나왔다. FIFA, 대한축구협회에서 징계가 내려지지 않으면 우리도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
-항소에 대한 생각이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생각 안 한 건 아니다. 방금 설명해 드렸듯 중국 자국 내 항소가 없다. 오히려 변호사가 설득하는 상황이다. 중국 변호사 측도 "(구치소에서)빨리 나온 편이고 한국 가서 축구하는 게 다행 아니냐"고 하는 말을 들었다. 준호가 축구를 다시 시작한 이후로는 다시 생각해 보진 않았던 것 같다.
-판사와의 대화 내용 음성은 없는 건가.
손준호 에이전트 : 그렇다.
-중국축구협회 발표 이후로 따로 수원FC 구단과 논의한 내용이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계속 소통하고 있고 단장님도 "말을 아끼자"고 하셨다. 간담회 이후에도 계속 소통을 이어갈 것이다.
-전북과 협상 당시 특정 문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는데.
손준호 에이전트 : (공개는)전북의 양해를 구해야 하고 전북의 입장을 이해한다. 서로 간의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문구를 만들자고 했다. 모르겠다. 이걸 마음대로 문구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당시 우리 변호사에게 문구를 말하니 '리스크가 있네요'라고 표현했다. 좋은 이해관계로 나쁘게 나온 것도 없다. 그때의 말을 빌리면, 언제든 누구와의 협상에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서의 협상 결렬이다.
-20만 위안 내역을 귀국 후 확인할 수 있었나.
손준호 : 그런 내역이 남아있지 않다. 포렌식을 했을 때 대화 내용에 그런 게 전혀 없었다. 1월, 2월 그 핸드폰을 공안에서 조금 늦게 받았다. 증거를 찾으려고 포렌식을 신청했는데 12월, 1월 당시 두 달만 싹 사라지고 나머지는 다 있었다. 두 달 간의 대화 내용만 아예 포렌식이 안 된다고 아내가 그랬다.
-20만 위안을 한 번에 송금한 건가.
손준호 : 그렇다. 돈을 서로 빌리기도 했고 해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정도 금액 거래가 흔했나.
손준호 : 매번 그러지 않았다. 축구교실 열 때도 10만 위안씩 보내주고 그랬다. 선물 말고는 돈 빌려주고 갚고 이런 건 말고는 흔한 게 아니었다. 다른 이유로는 없었다. 추측하기로는 그렇다.
손준호 에이전트 : 부가 설명을 하자면, 진징다오 선수도 굉장히 연봉이 높았고 손준호도 당연히 높았다. 승리 수당 자체가 산둥이 높다. 우리 돈으로 3000만원을 매 경기 받았다. 그랬기 때문에 화폐 단위가, 준호도 농담으로 이거 너무 돈이 사이버 머니 같다고 했었다.
인지 자체가 바뀌어서 그런지 누구에게 1000만원 이상 선물을 줬다면 한국에서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속이 짠돌이인 선수인데 이해가 안 가지만 중국 돈으로 돈이 오가니 큰돈이 오갔음에도 크게 인지를 못 했다.
-첫 자백 당시 진술했던 내용은.
손준호 : 진징다오 말을 듣고 공안에서 이야기했다. '너랑 쟤랑 말이 다르다'고 했다. 조사 당시 내게 증거자료도 있고 다 있다고 했다. 나는 볼 수 없고 말로만 들으니 '재가 저렇게 했구나'라고 하니 '승부조작이 아닌 불법적인 돈'이라고 이야기했다. 억지로 인정했다.
-입출금 내역으로 20만 위안이 있는데 짐작으로라도 짚이는 내용이 없나.
손준호 : 내가 그 당시 정말 많이 생각해 봤다. (진징다오)부모님을 한국에서 케어해줘서 수술도 잡아드리고 있지 않았나 등 여러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그 친구를 도와주는 부분도 있었다. 축구교실 어린이들이 한국에 오면 나 또한 지원을 해줬고 친구에게 받고 해주는 것도 마음으로 해줬기 때문에 그런 돈일 수도 있다. 고마움의 표시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마지막 한 마디 한다면.
손준호 :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귀중한 시간 내주시고 멀리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물론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좋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해 주시고 도와주시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말한 건 거짓이 없고 10개월 간의 일을 이야기했다. 물론 어떤 응어리가 100% 풀리지 않았을 수 있는데 오늘부로는 모든 걸 말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자극적인 기사가 나도 할 말이 더는 없다.
오늘 말한 건 100% 진심이고 사실이라는 걸 들어주셨으면 하는 부탁밖에 없다. 감사하고 축구선수로서 더 잘해서 이런 자리를 해야 하는데 문젯거리로 수원FC 구단에도 죄송스럽고 나아가자면 이 또한 잘 견디고 이겨내서 대한민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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