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도발에 트럼프 평정심 잃어”…TV토론, 판세에 영향 줄까

이승호, 김하나 2024. 9. 11. 17: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해리스가 트럼프에 미끼를 던졌다.(Harris baits Trump in contentious debate). "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전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CNN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ABC방송 토론 직후 뽑은 기사 제목이다. 외신들은 박빙인 미 대선 판도를 가를 결정적 변수로 여겨졌던 이번 토론에서 해리스가 다소 우세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평정심을 유지했던 트럼프가 이번엔 해리스의 도발에 흥분하며 평정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CNN은 “해리스의 전략은 트럼프의 발언이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며 “해리스 참모들은 계획대로 트럼프가 흥분하며 발언을 이어가자 고무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는 계속해서 트럼프를 짜증나게 했다”며 “해리스가 미끼를 던지면 트럼프는 계속해서 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처음엔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로 시작했지만, 해리스가 몰아붙이자 점점 흥분했다”며 “(해리스의 공격에 말린 트럼프가) 이민과 경제 등 자신에게 유리한 분야로 논의의 주제가 바뀌었음에도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봤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가 격렬한 토론에서 트럼프를 수세로 몰아넣었다”며 “트럼프는 해리스를 바이든과 묶으려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못했고 관세 계획을 반복해 언급하는 것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BBC는 “양측은 토론에서 서로가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다”면서도 “트럼프의 찡그린 얼굴과 해리스의 당황한 미소는 누가 더 나은 밤을 보냈는지 암시한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와 시장 평가도 대체로 유사하다.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 605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3%가 해리스가 더 나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낫다는 평가는 37%였다. 토론 전에는 기대치가 50% 대 50% 동률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토론 직후 경합주 유권자 25명을 대상으로 벌인 긴급 인터뷰 형식 설문에서 23명이 해리스, 2명이 트럼프가 잘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이어진 지난 6월 TV토론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려했으나, 이번 토론으로 그 우려는 지워졌다”고 평가했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도 이번 토론이 해리스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97%라고 봤다. 트럼프의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토론 시작 직전 개당 5만7500달러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1일 오후 4시 3분 기준 5만6557달러로 떨어졌다.


폭스뉴스 “트럼프, 해리스·사회자와 토론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가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토론에 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해리스·사회자들과 논쟁했다”란 제목을 내놨다. 트럼프가 이날 해리스를 비롯해 ABC 앵커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와 토론하는 불리한 처지였다는 얘기다. 폭스뉴스는 “사회자들은 해리스의 수많은 왜곡된 주장은 그대로 두고 트럼프의 주장에 신속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팩트체크를 했다”고 평가했다.

“토론, 판세에 큰 영향 없다” 관측도


하지만 이번 토론이 두 후보의 판세에 결정적 영향은 끼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폴리티코는 “토론에선 해리스가 이겼지만, (대선은) 끝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 지지율이 팽팽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박빙의 승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뮤렌버그대의 크리스 보릭 교수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흔들었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며 “이번 토론이 향후 여론조사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