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최고, 실업률 최저지만…‘내수 부진’ 그늘진 일자리 상황판

김기환 2024. 9. 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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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가 두 달째 1년 전보다 10만명 넘게 늘었다. 하지만 단기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제조업·건설업 취업자는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의 그늘이 드리웠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0만 1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2만3000명 늘었다. 7월(17만2000명 증가)에 이어 두 달 째 증가 폭이 10만명을 웃돌았다. 2021년 3월부터 42개월 연속 증가세다.

표면적인 고용 상황판은 양호했다. 경제활동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1%포인트 늘었다.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실업자 수는 56만 4000명이었다. 같은 기간 9000명(-1.6%) 줄었다. 실업률은 1.9%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월 고용률은 역대 최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고용 지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박경민 기자


하지만 그늘도 또렷이 투영됐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의 54.6%가 주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단기 근로자(1571만9000명)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23.6%였던 단기 근로자 비중이 급증했다. 198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폭염으로 60대 이상, 보건·복지 분야 근로자의 근로 시간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학업이나 육아 등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답한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25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다. 코로나 19를 처음 겪은 2020년(246만2000명)보다 많다. 1년 전보다 24만5000명(10.6%) 늘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구직을 단념하고 고용 시장에서 이탈하는 인구가 꾸준히 늘었다는 의미다.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4000명 줄었다.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다.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 취업자도 3만5000명 감소했다. 두 달 째 마이너스다. 도소매업도 5만5000명 줄었다. 청년층(15~29세) 고용도 아픈 손가락이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대비 14만2000명 감소했고, 고용률(46.7%)도 0.3%포인트 줄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률이 양호한 만큼 단순히 일자리가 없다기 보다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대·중소기업 간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개선하는 등 대책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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