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UPR 때 억류 선교사·북송 탈북민 언급해야"

장희준 2024. 9. 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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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W, '유엔 COI 10주년' 북한인권보고서
'북한 인권검토' 앞두고 지적사항 등 권고
김수경 "억류 선교사 문제 국제사회 환기"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계 국제인권단체가 북한에 억류된 우리 선교사와 강제로 북송당한 탈북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오는 11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을 상대로 열릴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 때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기독연대(CSW)는 11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했다. 발간 10년째를 맞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기념하는 동시에,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다루면서 인도적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 핵심이다.

2012년 중국 내 일본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하다 끌려나오는 한 탈북민의 모습.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폐쇄적이고 고립됐으며 억압적인 국가'라고 규정한다. 특히 ▲북한 ▲유엔 및 회원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유럽연합(EU) 및 회원국 ▲중국 ▲라오스 ▲미국 ▲영국 ▲시민사회 등 북한 문제에 연관되는 각국 및 각계각층을 상대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모두 합쳐 61가지다.

먼저 '북한에 대한 권고'에선 탈북자에 '조국반역죄'를 적용하는 것과 중국 및 다른 국가에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 요청을 중단하라고 질타했다. 특히 북한이 10~11년째 억류 중인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를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대규모 강제북송 당시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파악된 탈북 난민 김철옥씨에 대해서도 생사·소재를 밝히고 가족과의 연락을 허용하라고 권고했다.

세계기독연대(CSW)가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

'유엔 및 회원국에 대한 권고'가 19가지로 가장 많았는데, 상당히 구체적인 지적이 담겼다.

CSW는 북한 난민에 대한 가해자를 언급할 때 '인근 국가들'이라는 모호한 표현 대신 중국 또는 다른 책임 있는 국가들을 '직접' 명시하라고 짚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지난해 10월 유엔 총회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히면서 "제3국에 억류돼 있던 북한 사람들이 강제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중국을 '제3국'이라고 돌려 말한 것이다.

또 오는 11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을 상대로 진행하는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에서 각 유엔 회원국이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에 대한 질문과 권고를 해야 하며, 탈북 난민 김철옥씨에 대해서도 북측에 질문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CSW 보고서의 권고처럼 대상자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북한 당국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 밖에도 탈북 루트에 해당하면서도 공산 체제를 갖고 있는 중국·라오스를 향해서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하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에 대해 망명 및 지속적인 보호수단을 확대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시민사회'라는 책임 있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의 정보 장벽을 허물 방법을 적극 모색하라'고 주문한 점도 눈에 띈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북한 UPR이 종교 탄압을 비롯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호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0년 넘게 북한에 억류돼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문제를 국제사회에 환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CSW는 런던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2017년 4월 CSW를 유엔 인권위원회(인권이사회) 등 산하 조직들의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고문단체로 인가했다. CSW는 2007년에도 북한인권보고서를 내고 유엔 COI 설립을 촉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고, 2014년 나온 유엔 COI 보고서에 CSW 보고서가 인용되기도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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