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끼물고 발끈했다"…외신들 대체로 해리스 판정승 [미 대선 TV토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번째 TV토론에 대해 외신은 대체로 해리스가 판정승했다고 평가했다.
10일(현지시간) CNN은 '미끼'(bait)를 키워드로 이날 TV토론을 정리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던진 미끼를 트럼프가 물었다는 것이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사안에 대한 "거의 모든 답변에 트럼프를 화나게 할만한 언급을 가미했다"며 "그것은 틀림없이 극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평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가 지루해 "사람들이 일찍 떠나기 시작한다"고 주장한 대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눈에 띄게 동요했다고 지적했다.WP는 이때 트럼프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며 "해리스가 트럼프를 심리적으로 타격한 순간이 있다면 바로 이때"라고 평가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결에서 "트럼프를 짜증나게 만든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해리스는 바이든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트럼프에 대항했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전반을 볼 때 팽팽한 선거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녹아웃(knockout) 타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렇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난 건 지난 대선 때 바이든과 첫 토론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親)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더해 진행자 2명까지 합해 3명과 티격태격해야 했다면서 편파적인 진행이라고 비판했다. 진행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는 이의를 제기하며 팩트체크 잣대를 들이댔지만 해리스의 수많은 왜곡은 방치했다는 게 폭스뉴스의 주장이다.
영국 언론들도 대체로 해리스 부통령의 '판정승'으로 평했다.
BBC 방송은 이날 토론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하면 트럼프가 정책 메시지 대신 자신의 과거 행동과 발언을 광범위하게 변호하는 식으로 전개됐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만의 공격을 구사하며 점점 자신감을 얻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분노를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해리스가 트럼프를 "곤경에 빠뜨렸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승리한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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