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출간, 디자이너와 무속인 콤비의 코믹 퇴마
소심하고 평범한 디자이너와 신세대 무속인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의 콤비가 활약하는 코믹 퇴마물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이사구의 데뷔작으로,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한 악귀라는 존재와 사사건건 맞닥뜨리는 디자이너의 기구한 생활기가 유쾌하게 그려지는 연작 소설집이다.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 게재되었던 동명의 단편만으로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E-IP 마켓에서 주목을 받아 치열한 판권 경쟁 끝에 드라마화가 확정되었으며, 약 4년간의 집필 끝에 탄생한 에피소드들이 더해져 요즘 세대 직장인의 공감대를 자극할 풍성한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자취방의 벽간 소음에서 시작해 무능한 상사가 버티는 직장, 크라우드 펀딩 사업과 유튜브에 얽힌 소동 등 21세기 한국의 단면을 잘 보여 주는 에피소드들이 고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의 애환을 유머러스하게 보여 주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다.
“갑자기 착해진 또라이 직장 상사.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자취방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고 난 후 본가에서 출퇴근을 하게 된 IT 기업의 디자이너 김하용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업무 떠맡기기, 공적 가로채기, 업무 시간에 일 안 하고 퍼질러 자기’를 일삼아 직원들 사이에서도 악평이 높던 직속 상사 한 팀장이 갑자기 새사람으로 개과천선한 듯이 달라진 것이다. 사람이 착해졌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그러나 어쩐지 팀장의 변화를 미심쩍게 여기던 하용은 우연히 그가 벌이는 기행을 똑똑히 목격하고 만다. 직장 내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 주지 않으리라 생각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하소연 글에는 팀장이 변한 게 숙주의 몸을 차지하여 주변인들을 해치는 악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댓글이 달린다. 최적의 해결사를 소개해 주겠다는 쪽지를 받고 난생처음 점집에 찾아간 하용의 눈앞에 나타난 건 ‘무당언니’라는 이름의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무속인 명일이다. 직장 상사에 관한 고민을 들은 명일은 퇴마에 나서기로 한다. 단, 하용이 함께한다는 조건이다.
악귀와의 공존을 내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무당언니가 다시 말을 꺼냈다. “가격이 너무 세다면, 좀 싸게 해 줄 수 있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그게 뭐죠?” “네가 퇴마를 도와주면 돼. 그럼 할인이 들어가서.” 무당언니는 다시 종이에 새로운 금액을 썼다. 이십팔만 구천원이다. 무려 칠십 퍼센트의 할인율이었다. 이거 완전 거저잖아? “할게요, 퇴마.”-본문 내용이다.
때려치울 것인가, 말 것인가. 시련에 빠진 직장인에게 남은 답은?
이전보다 월등히 높은 보수를 약속받고 원래 다니던 기업을 떠나 명일과 함께 일하게 된 하용은 유튜브 콘텐츠 제작이며 부적 디자인을 하는 데 더해 퇴마까지 도우러 나서면서 새로이 깨닫는다. 자신이 새로운 직장 상사(이자 고용주)에게 착취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계약서를 대충 보고 안일하게 수락한 무당 조수 일은 제법 고되고 위험이 따르는 데다, 가족과 주변인에게는 떳떳이 드러낼 수도 없었다.
잘나가는 동기를 보며 부업에도 뛰어들고,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방황하던 하용은 무시무시한 악귀와 조우하면서 또 한 번 직장을 떠나야 하는 위기를 맞이한다. 과연 오래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란 대체 어떤 곳일까?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에서 고락을 함께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을 쌓아 가는 두 콤비로부터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과는 좀 더 같이 일해 봐도 좋겠다.’는 작은 마음이 오늘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중소기업의 디자이너 김하용은 심란하다. 원래도 이상했던 직장 상사가 요즘은 기괴해지기까지 했는데, 아무도 이를 눈치 못 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하소연 글을 계기로 소개받은 최적의 해결사, 18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 ‘무당언니’와 함께 퇴마에 나선 하용에게 곧 생각지도 못했던 커리어 전환의 기회가 찾아온다.
지은이 이사구는 서울에 산다. 회사를 다니며 출퇴근길과 주말에 소설을 썼다.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을 가장 좋아하지만 쓰는 일은 언제나 힘겹다고 생각한다.
이현지 인턴기자 lee.hy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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