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어 3억명'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한다"…MZ 표심 움직이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직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스위프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글에 반박하면서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3억명인 그의 지지 선언이 미국 MZ세대의 표심을 움직일지 주목된다.
스위프트는 이날 SNS에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warrior)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에서 해리스와 팀 월즈(민주당 부통령 후보·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을 "안정적이고 재능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한 그는 "우리가 혼란이 아닌 침착함에 이끌린다면 이 나라에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대목으로 읽힌다.
또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로 월즈 주지사를 선택한 데에 감명을 받았다며 "월즈는 LGBTQ+(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권리, 여성이 자신의 몸에 관해 결정할 권리를 위해 싸워온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이 유포된 것에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스위프트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공포를 일으키는 동시에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했다"며 "잘못된 정보에 맞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스위프트와 그의 일부 팬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허위 사진과 함께 "스위프트의 지지를 받아들인다"는 글을 올렸다.
스위프트는 글 말미에 "여러분이 누굴 뽑을지는 여러분이 정해야 한다"면서 '나는 캣레이디(Cat lady)'라는 문구를 넣었다. 캣레이디는 자녀 없이 고양이 등을 키우며 사는 독신 여성을 뜻한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가 자녀를 낳지 않은 해리스를 공격할 때 이 단어를 썼는데, 스위프트는 "나도 캣레이디"라면서 해리스 지지를 표명하는 데 썼다. 실제 스위프트는 고양이 3마리를 키우며 혼자 살고 있다.
팝스타 스위프트의 영향력은 이미 경제계에서 확인됐다. 그가 콘서트를 여는 곳마다 막대한 경제 효과가 창출된다는 의미로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지난해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3%가 스위프트의 팬일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스위프트가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이라는 점도 해리스 캠프에는 호재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인 만큼 중도 성향인 젊은 층 표심이 중요해졌다. 이에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파급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캐이시 마이어스 버지니아 공대 홍보학과 교수는 이날 가디언에 "막대한 팬덤을 지닌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은 Z세대 유권자 표심을 독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통 유명인의 지지 선언은 효과가 크지 않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인 여성 권리를 언급하며 지지 선언을 했기 때문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냉담한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직후 언론과의 만남을 위해 마련된 스핀룸에서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모르는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 행정부 영입 인재 후보로 거론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자신의 엑스에 "테일러 당신이 이겼다"며 "나는 너에게 아이를 주고 네 고양이들의 삶을 지켜주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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