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려도 불 안 나요”…스탠다드에너지, VIB로 LIB·LFP 배터리에 ‘도전장’
2030년 글로벌 ‘300조 규모’ 성장 전망인 ESS 시장 집중 공략
“수주물량, 생산량 넘어 10배 확대 계획”…2027년 IPO 예정
“리튬이온배터리(LIB)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략) 기존 기술이 아직 커버할 수 없는 성능이나 안전성 이슈 때문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만들게 됐습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배터리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스탠다드에너지는 VIB를 통해 현재 ESS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LIB의 단점 보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VIB는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터리로 ▲발화가능성 0% ▲고출력 ▲용량안정성 ▲고효율 등의 장점을 지녔다. 스탠다드에너지는 고성장이 전망되는 ESS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l),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절대적인 화재 안전성이 요구되면서 급속한 충방전 성능이 필요한 ESS 분야는 VIB만이 가능한 시장이며,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ESS 시장 1위로 주도했었으나 국내 ESS 산업은 화재·지원제도 일몰 등 영향으로 2020년부터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연이은 화재로 LIB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진 최근 중국 배터리 기업이 강점을 지닌 리튬인산철(LFP)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와 달리 무게와 크기, 에너지밀도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안전성이 높은 LFP가 불과 수년 사이에 글로벌 ESS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VIB가 현재 ES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IB와 LFP보다 화재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최근 전기차 시장과 ESS 시장 모두 LFP 배터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예상보다 더 빠르게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LFP 배터리 역시 화재로부터 자유로운 기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또는 고출력 발전 시장에서는 기존 LIB를 비롯한 기술들은 그 시장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을 아직 기술적으로나 안전성 측면에서 충족하기 어렵다”며 “LFP 배터리도 마찬가지로 당사의 VIB는 이런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LIB는 현재 ESS 시장에서 중·저출력·가정용 시장 위주로 보급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한 VIB 셀 관통 시연이 진행됐다. VIB를 드릴로 연달아 뚫었지만, 배터리에서는 화재는커녕 연기조차 나지 않았다. 기존 LIB였다면 최소 연기로 현장을 가득 채웠을 상황이었다.
이동영 스탠다드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배터리가 많은 상황에서 총알이 날아와 관통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불이 나면 그 배터리를 쓸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총알을 맞고 구멍이 나고 거의 폭발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안전하다면 에너지를 좀 더 안심하고 더 널리 보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차세대 VIB도 이르면 2026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VIB의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생산량을 뛰어넘는 수주 규모에 따라 생산량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2025년 1분기까지 메가와트시(MWh)급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며, 이 경우 생산량이 현재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게 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VIB에 대한 공급계약 또는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어가고 있다”며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당사의 생산량을 훌쩍 넘어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스탠다드에너지의 2대 주주이자 소재 공급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도 사업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그는 “2025년부터가 당사의 매출 확대의 기점이 될 것이고 기업공개(IPO) 계획은 2027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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