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토론, '해리승 트럼패'…2차전지 수출 성과는? [엔터프라이스]
반도체·변압기·화장품·라면 등 '호조'…2차전지 '부진'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오늘 미국 대선 토론 보셨나요?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가 처음 맞붙은 토론이었는데요.
토론이 끝난 직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며, 2차전지, 신재생 등 이른바 '해리스 트레이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2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이 정말 수혜를 볼 수 있는 걸까요?
오늘 발표된 수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품목들의 수출은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섹터는 어떨지, 다른 주요 품목들의 수출 성과는 어땠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오늘 발표된 수출 데이터를 중심으로 오늘 시장 분석해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미국 대선토론에서 해리스 후보가 우위를 보이며,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섹터가 강세인데요.
수출 데이터는 어땠는지 짚어볼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토론에서 해리스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이름을 빗대서 '해리승 트럼패'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리는데요.
우선 2차전지 주요 소재들의 수출데이터를 살펴보면요.
NCM양극재와 NCA양극재 모두 수출액이 전년 대비 50% 넘게 줄었습니다. 평균 판가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요.
분리막은 판가가 전월 대비 13% 증가하며 이 가운데 선방하는 모습 보였고요. 음극재와 전해액은 각각 65%, 42%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제품들의 수출 데이터도 살펴보면요.
태양광 전지의 수출액은 159만 달러로, 일평균으로 계산했을때 전년 대비 90% 가까이 줄었는데요.
풍력 하부구조물의 경우엔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89%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아직 2차전지 수출이 본 궤도로 다시 올라오진 못한 것 같네요.
정 기자, 그러면 다른 품목들의 수출 데이터를 짚어볼까요?
<기자> 먼저 변압기입니다. 제가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초고압변압기 수출이 열흘 간 7,188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수출액을 추월했습니다.
전년 대비로 봐도 일평균 수출액은 160% 넘게 늘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ELECTRIC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고요.
100kVA이하 소형변압기의 수출액도 전년 대비 일평균 41%, 100kVA~650kVA 변압기는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음으로 뷰티 업종을 보면요. 주목받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은 1,364만 달러를 기록헀습니다. 일평균 수출액으로는 전년 대비 22% 늘었고요.
기초화장품은 전년 대비 일평균 수출액이 6% 증가했습니다. 색조 화장품도 12% 늘었고요.
특히 중국향 수출은 29% 줄었지만, 미국향 수출은 35% 증가하며, 견조한 모습 보여주고 있고요.
끝으로 라면도 보면요. 이번달 10일까지는 3,902만 달러를 기록하며, 일평균 수출액 기준 전년 대비 31% 늘었습니다.
같은 속도로 수출이 이뤄진다면,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 규모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변압기 수출이 두드러지다 보니, 대형 변압기 중심의 탄력이 반영되고 있고요.
화장품, 보툴리눔 톡신, 라면도 수출이 견조하긴 했는데요.
부장님, 오늘 보면 반도체, 자동차, 선박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앞으로에 대한 우려, 수급적으로도 삼성전자가 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둔화에 대한 분위기도 있다 보니, 수출만으로 기대감을 갖기는 어려운 걸까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반도체는 단일대오가 망가졌어요. 단일대오를 상반기 내내 부르짖었는데요.
일단 하반기에 피크아웃 논란도 있고, 삼성전자는 업황도 중요하지만 매크로 시장에서 외국인이 어떤 포지션을 갖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최근 삼성전자에서 패대기 치듯 매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 빼고 계속 매도더라고요.
삼성전자를 바라볼때, 하반기 디바이스 둔화도 있지만요. 파운드리의 수율이 최근 급감했다는 얘기가 돌거든요.
TSMC와 벌어졌으니, 외국인이 반도체를 볼 때 우리나라보다 대만을 바라보죠. 생각이 바뀌는 것 같고요.
SK하이닉스는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HBM에 대한 기대감, AI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는 것 같고요.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매도가 나온다면, 추세적 반등은 요원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동시 만기를 기점으로 수급이 변화할 가능성은 없나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윤곽은 드러나겠죠. 그래도 일단 추석이 오기 전에 개인투자자들의 매도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외국인들이 이 심리를 알면서, 추석이 오기 전, FOMC의 방향성이 나오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는 않고요.
제가 볼 때에 추석, FOMC가 지난 다음에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가 매수의 관점도 있지만, 삼성전자가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주식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매수를 고려하는 분이라면 몇 퍼센트 비싸긴 하더라도, 한 자릿수일 거예요.
외국인의 포지션 전환이 나올때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답답하지만 관망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 데이터는 괜찮은데, 아랑곳하지 않고 수급 압박에 삼성전자가 하락 중인데요. 결국 외국인 수급이 '키'라는 겁니다.
그나마 대형변압기, 숫자로 또 보여준 것 같아요. 이제 좀 바닥 잡나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상반기 주도했던 섹터가 전력하고 화장품, 몇가지 있지 않습니까?
보면 화장품도 8월 데이터가 좋았는데요. 주도했던 섹터에 따르는 숙명이 피크아웃 논란입니다.
화장품이 논란을 완화시켰고, 변압기도 이번 숫자가 좋았기 때문에 우려를 불식시킨 건 맞습니다.
다만 최근 보면 기관의 동향을 보면, 일단 주가가 올라오면 매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밴드 안에서의 매매 전략으로 가는 게 맞고, 추세로 가시화되는 건 실적 시즌까지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앵커> 변압기, 화장품, 보툴리눔 톡신, 라면도 데이터가 잘 나왔잖아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라면은 삼양식품 하나만 보면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렇다면 실적과 맞물려서, 숫자로 보여줄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는 거잖아요?
꾸준한 관심이 수출 데이터로 힌트가 나오는 걸까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그렇습니다. 데이터들이 입증을 하겠죠. 실적과 연결이 될텐데요.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또 봐야죠. 갖고 계신 분들은 홀드하시면 되겠지만요.
신규 매수자는 데이터가 좋게 나와서, 주가가 올랐을 때 사면 물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요.
<앵커> 그렇다면 어떤 섹터를 가장 좋게 보시나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저는 조선 섹터를 계속 유효하게 보고 있습니다.
조선주가 하반기에도 괜찮은 흐름을 보일 것 같아서, 조선을 보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은 아쉬워도 오늘 미국 대선 토론 이슈로 2차전지, 신재생 쪽에서 탄력적으로 움직이고요.
삼성SDI가 장중 상방VI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아직 업황이 돌아서지 않았어도 테마 몰이가 이어질까요? 아니면 일시적 상승일까요?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지금 시장이, 테마와 이슈가 지배하는 시장입니다.
주도 섹터가 없는 상황에서 이슈가 있을 때 수급이 몰리는 경향이 있죠.
오늘 토론회가, 과거에 보면 클린턴 힐러리 후보라든지, 바이든이 앞선 건 맞아요.
하지만 역시 경합주 7개주 데이터가 나올 겁니다. 여기에 따라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해리스 트레이드를 한다면, 최근 낙폭이 과도했던 곳이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저는 신재생 에너지와 2차전지, 유효하게 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샤이 보수가 분명 있거든요. 오늘 보면 해리스가 잘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나와봐야 압니다.
2차전지와 신재생은 가시권에 두고, 보실 필요는 있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주제는 어떻게 정리해 볼까요?
<기자>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며, 국내 증시에서도 수출 주도 섹터의 주가 흐름이 주춤했었는데요.
단기 데이터이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 수출은 순항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긍정적인 흐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주제는 "수출 둔화 '기우', 연말까지 질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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