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폭염 속 사망 20대 에어컨 설치기사 분향소 찾아 사과

김형호 2024. 9. 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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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사 시스템에어컨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폭염 속에 쓰러져 사망한 하청기업 소속 20대 청년 노동자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입사 2일 차 되던 지난달 13일 고인이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를 위해 전남 장성의 한 학교 현장 폭염 속에서 쓰러져 숨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회사 유진테크시스템에 입사한 지 2일차 되던 날로, 이날 장성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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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9일만에 고 양준혁씨 찾아... 하청기업 대표도 사죄...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김형호 기자]

 삼성전자 오치오 한국총괄 부사장이 1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고 양준혁(27)씨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어머니 등 유족에 사과하고 있다. 고인은 지난달 13일 전남 장성 한 중학교 에어컨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건물 밖에서 쓰러졌다. 1시간 가까이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같은 날 오후 7시 14분 전남대병원에서 사망 선고(열사병)를 받았다. 에어컨 납품계약 원청 삼성전자의 하청기업인 유진테크시스템에 입사한 지 이틀 째였다.
ⓒ 김형호
 삼성전자 오치오 한국총괄 부사장이 1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고 양준혁(27)씨 분향소에 들어서고 있다. 고인은 지난달 13일 전남 장성 한 중학교 에어컨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폭염 속에 쓰러져 사망했다. 삼성전자는 사고가 난 학교 현장 에어컨 납품 계약을 교육청과 맺은 원청회사다.
ⓒ 김형호
삼성전자가 자사 시스템에어컨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폭염 속에 쓰러져 사망한 하청기업 소속 20대 청년 노동자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입사 2일 차 되던 지난달 13일 고인이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를 위해 전남 장성의 한 학교 현장 폭염 속에서 쓰러져 숨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삼성전자는 사고가 난 학교 현장 에어컨 납품 계약을 교육청과 맺은 원청회사다.

삼성전자 오치오 한국총괄 부사장은 11일 오전 11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 차려진 고 양준혁(27)씨의 분향소를 찾았다.

오 부사장은 분향소 안에 있던 고인의 어머니에게 고개를 숙이고 "이유를 불문하고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폭염 대책 등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잘 세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업체 노동자 고 양준혁(27)씨의 분향소. 고인은 입사 2일차 되던 지난 8월 13일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 에어컨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폭염 속에 쓰러져 사망했다.
ⓒ 김형호
오 부사장은 유족에 사과한 뒤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분향소를 떠났다.

오 부사장 사과 방문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이라는 직함은 알려졌으나, 그가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서둘러 떠나면서 유족 측은 그의 이름을 별도로 문의해 기자들에게 안내해줘야 했다.

삼성전자 하청기업 유진테크시스템 백일곤 대표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에 사죄했다.

고인이 속했던 회사 대표 백씨에게 유족은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백씨는 "왜 사고 당일 고인을 즉각 구조하지 않았느냐" "사과가 늦어진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떠났다.

입사한 지 2일만에 사망... 회사 119에 뒤늦게 신고 논란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업체 '유진테크시스템' 백진곤 대표이사가 1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 차려진 고 양준혁(27)씨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김형호
원청 삼성전자와 소속회사가 유족에 사과하면서 당초 이날 오전 삼성전자 서울빌딩 앞에서 열기로 했던 항의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고 양준혁씨는 지난달 13일 사망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회사 유진테크시스템에 입사한 지 2일차 되던 날로, 이날 장성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였다.

그는 이날 오전 6시 30분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 에어컨 설치를 위해 학교에 출근했고, 오후 4시 40분 구토·어지럼증 등 열사병 증세가 나타났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 8분 고인의 어머니는 '학교 야외에 (아들이) 쓰러져 있으니 데려가라'는 취지의 전화를 회사 측 관계자로부터 받았다. 회사 측 관계자는 생각을 바꿨는지 5시 30분 119에 신고했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양씨는 같은 날 오후 7시 14분 사망 선고(열사병)를 받았다.

사고 이후 유족 고소와 고발에 따라 전남경찰청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노동청은 중재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고인이 작업하다 숨지 곳이 학교 현장인 데다, 공사 발주처가 교육청이라는 점에서 유족과 노동계는 김대중 전남교육감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업체 소속 노동자 고 양준혁(27)씨의 어머니가 11일 고인이 된 아들의 영정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삼성전자 부사장과 소속업체 대표의 사과를 받고 난 뒤다.
ⓒ 김형호
 삼성전자 에어컨설치 하청노동자 고 양준혁(27)씨 사망사고 시간대별 상황.
ⓒ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노동자 사망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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