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편하게 돈버는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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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돈 버는 방법이 있으면 왜 생면부지 타인에게 알려주겠습니까. 본인과 가족들만 알고 있어야지. 위험 요인은 없는데 수익을 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3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리딩방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리딩방 일당은 경제지 팀장·수석연구원 등을 사칭한 명함도 만들었다.
사법당국이 리딩방 일당을 검거했지만 22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사라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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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강화에도 리디방 관련 범죄 줄지 않아
무위험·고수익 약속하면 의심해야
"편하게 돈 버는 방법이 있으면 왜 생면부지 타인에게 알려주겠습니까. 본인과 가족들만 알고 있어야지. 위험 요인은 없는데 수익을 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3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리딩방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법당국이 리딩방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리딩방 관련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피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개인 스스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불법적인 리딩방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이유를 대든지 은행 대출 금리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다면 경계하는 것이 상책이다.
최근 서울남부지검은 경제지를 사칭해 공모주를 준다며 22억원을 챙긴 리딩방 업체 대표와 직원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서 투자자를 유인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쏠렸고 공모주를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인 점을 고려해 공모주를 판매한다는 수법을 동원했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리딩방 일당은 경제지 팀장·수석연구원 등을 사칭한 명함도 만들었다. 매체 명의로 된 계약서와 출고증도 사용했다.
'설마 유명 경제지 소속 직원들이 사기를 칠까' 하는 마음에 34명이 걸려들었다. 사법당국이 리딩방 일당을 검거했지만 22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사라진 뒤였다.
불법 리딩방의 범죄 행태는 다양하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회사를 사칭해 높은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접근하는 일당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세종경찰청은 지난달부터 사모펀드 사칭 리딩방 사기 집중 관서로 지정돼 해당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 유명한 사모펀드 직원을 사칭해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를 유인했다.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챘다. 투자 수익금 370%를 보장한다며 프로젝트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허위 사이트를 개설해 수익이 난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
국내 대형 증권사와 유명 인사를 사칭해 리딩방 회원을 모집하는 사례는 이미 구닥다리 수법이 됐을 정도다. 사기를 목적으로 다양한 대본을 준비하는 일당과 말을 섞다 보면 피해자는 생길 수밖에 없다. 불특정 다수에게 수천만건에 달하는 스팸 문자를 보내고 나면 한두 사람 관심을 표현한다. 의심하던 이들조차 완벽한 대본에 속아 자금을 맡기게 된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해 9월부터 리딩방 사기 피해액 집계를 시작했는데 11개월 만에 피해 신고액이 5400억원을 넘겼다.
사법 당국이 나서서 불법을 저지른 리딩방을 걸러낸다고 하지만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통해 리딩방은 우후죽순 퍼져나가고 있다. 처벌 강화만으로 피해를 근절할 수 없다. 개인 각자가 고수익을 보장하는 이들을 멀리해야 한다. '기회는 이번뿐'이라거나 '오늘 내로 입금하지 않으면 좋은 투자 기회를 잃는다'는 말에 속아선 안 된다.
감독 당국은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신종 사기 수법을 꾸준하게 알려야 한다. 금융투자 업계도 피해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기 피해 금액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증권사 홈페이지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증권사 사칭 리딩방을 주의해야 한다'는 공지는 효과가 없다.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영업망을 활용해 꾸준하게 피해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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