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데…신공항 등 TK핵심 사업들 갈등 재연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의 미래 모습을 바꿀 핵심 사업들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사업 주체 간 갈등이 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경북신공항(TK신공항) 화물터미널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TK신공항 건설지는 경북 의성군과 대구 군위군에 걸쳐있다. 앞서 의성군이 회물터미널을 당초 계획된 군위가 아닌 의성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이 발생했고 진통 끝에 복수 화물터미널 설치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복수 화물터미널 위치가 문제가 됐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위치는 의성군이 생각하고 있던 곳이 아닌 민간 활주로 동쪽 부지다. 의성군 주민단체 등은 국토부가 제시한 지역은 물류시설 확장성이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 도심 군부대 이전을 놓고도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대구 도심 군부대 유치에 나선 기초단체 5곳 중 대구 군위군을 제외한 경북 기초단체 4곳(영천시·상주시·의성군·칠곡군)이 국방부의 예비 후보지 선정(이달 중 2~3곳)을 앞두고 후보지 선정의 공정·투명성 보장을 촉구는 공동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구 군부대 최종 이전지를 국방부가 선정할 것, 국방부가 명확한 평가 절차와 기준을 공개해 갈등 없이 결과를 수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군부대 이전도 앞서 초기 화물터미널 문제와 맞물려 한차례 갈등을 빚었다가 봉합된 바 있다.

대구시는 TK신공항, 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산하 기관장 회의에서 “경북도의 무관심과 의성의 복수터미널 위치에 대한 무리한 요구로 국책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공항을 만들기 위해 군위군 우보면에 TK신공항을 건설하는 플랜B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군부대 이전사업도 대구시가 주체가 돼 비용이 가장 적게 들고 사업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곳이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홍 시장은 11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대구시 각종 현안과 갈등을 처리해 가면서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신공항, 맑은 물, 행정통합, 군부대 이전, 신청사 문제 등 대구시의 오래된 숙원들은 이익집단들의 억지와 떼쓰기에 밀려 질질 끌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도 열어 상황 변화가 없을 경우 TK신공항 사업 진행을 위해 ‘플랜B’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동부청사 설치, 각 시·군 권한 범위 등의 사항에 의견을 모으지 못해 합의가 불발된 대구경북 행정통합 사안은 행정안전부가 중재에 나서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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