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삼성SDS, 생성형 AI 앞세워 '초자동화' 혁신 이끈다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 수혜 기대감↑
순현금 활용한 기업가치 제고 전망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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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가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삼성SDS는 IT서비스 부문에서 클라우드, AI, 솔루션, 스마트 팩토리를 4대 전략사업으로 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힘주고 있는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델 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 혁신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업계 전문가들은 챗GPT가 등장한 지 1년 반이 지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솔루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삼성SDS가 그 기회를 잡아 독보적인 성장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SDS는 한층 구체화된 생성형 AI 모델을 발표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리얼 서밋 2024'에서 삼성SDS는 AI가 사람의 업무에 도움을 주는 '코파일럿' 단계를 넘어 업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여개 기업, 15만명 이상의 고객이 구매, 물류, 경영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이전트를 도입한 사례를 소개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자연어 명령을 듣고 사람의 의도를 이해해 작동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며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고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데이터와 지식자산, 시스템 등 IT 자원을 생성형 AI와 연결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패브릭스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서 원하는 생성형 AI를 제작할 수 있다. 삼성SDS는 패브릭스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기반으로 제공해 글로벌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패브릭스와 함께 올해 초 출시된 브리티 코파일럿은 삼성 그룹의 협업솔루션인 브리티 웍스에 탑재된 생성형 AI다. 브리티 코파일럿을 통해 메일, 메신저, 드라이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챗봇,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의 실시간 번역 언어를 한국어와 영어 등 2개에서 연내 베트남어를 추가하고 동시통역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SDS의 클라우드 플랫폼 관련 고객은 삼성그룹 관계사 등 국내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며 "아울러 브리티 코파일럿의 새로운 서비스인 '퍼스널 에이전트'가 이슈화되면 다른 AI 솔루션의 판매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S는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과 같은 AI 모델의 판매뿐만 아니라 자사 업무로의 적용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실제 삼성SDS는 4000여개 업무 프로세스 중 전체의 13% 수준인 549개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자동화했다. 나아가 2025년에는 전체 업무의 25%까지 AI 모델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매출액을 늘리거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금융권 망분리 완화 기대…레퍼런스 보유한 삼성SDS 수혜 '기대'
금융권의 망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이 삼성SDS의 수혜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 현재 금융권에서 물리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야 하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업계에서는 망분리로 인해 금융 회사들이 업무 비효율 및 연구개발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위는 혁신과 보안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고자 망분리 개선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프트웨어 시장이 기업 자체 구축형 IT 시스템인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금융 경쟁력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망분리가 업무상 불편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신기술 활용 또한 가로막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부 금융 회사는 외부 통신과 분리된 환경만을 구축해 선진 보안 체계 도입에 소홀히 하는 등 부작용도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와 금융 보안체계 선진화를 위해 망분리 개선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번 망분리 개선 정책은 금융권 및 공공영역에서 AI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자동화 도입을 촉진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SDS는 생성형 AI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선점하며 다수의 은행이 발주한 생성형 AI 구축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바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다양한 AI 플랫폼 시범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삼성그룹사를 대상으로 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은행권 AI 플랫폼 수주에 이어 보험을 포함한 금융 및 공공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AI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생성형 AI 도입을 서두를수록 삼성SDS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5조원 넘는 현금 쌓아놔…주주환원 등 활용할 수도
증권가는 삼성SDS가 연결 기준 약 5조4000억원가량 쌓아놓은 현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 또한 기대 요소로 꼽는다. 삼성SDS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을 연구개발(R&D), 데이터센터향 투자 등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향후 삼성SDS가 제시할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유 중인 현금 활용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유기적인 성장 또는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당순이익(EPS)을 개선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AI 관련 솔루션과 클라우드 등 일부 사업에서는 매출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IT서비스 매출은 그룹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인해 저성장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상승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 혹은 매출 성장률 회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보유 현금은 쌓여가는데 주주환원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그 시점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주가 상승의 촉매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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