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난 아이 없는 캣레이디, 해리스 지지" TV토론 직후 선언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공개선언했다.
스위프트는 10일(현지시간) 해리스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오늘 밤 토론을 시청했다”며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에게 투표하는 이유는 그가 (시민들의) 권리와 명분을 위해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리스에 대해 “안정적이고 재능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혼란이 아닌 차분함으로 이 나라를 이끈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서는 “수십 년 동안 성소수자 인권, 시험관 아기, 여성 생식권을 옹호했다”고 썼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국립 헌법센터에서 ABC 방송 주관으로 두 대선후보 간 첫 TV 토론을 진행했다.
스위프트는 이날 해리스 지지선언과 함께 자신의 세마리 고양이 중 한 마리인 벤자민 버튼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테일러 스위프트, 자식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적었다. 이는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비하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밴스 상원의원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밴스는 지난 2021년 7월 폭스뉴스 출연 당시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고양이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 at their own lives)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이 자녀가 없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캣 레이디'는 아이를 낳지 않고 고양이만 키우는 중년 독신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스위프트는 이날 적극적인 투표도 독려했다.
그는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라며 “투표를 하려면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사전 투표를 하기가 더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 등록 장소, 조기 투표 날짜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링크도 첨부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된 것에 대해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거짓으로 지지하는 ‘나’의 AI(인공지능)가 그의 사이트에 게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AI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 확산의 위험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스위프트의 사진을 올리며 “수락한다(I accept!)”고 썼다. 이 사진에서 스위프트는 미국을 의인화한 캐릭터 ‘엉클 샘(Uncle Sam)’으로 분장한 채 ‘테일러는 여러분이 트럼프에게 투표하길 바란다’는 문구를 들고 있다. 이는 AI로 만들어진 가짜 사진이었다.
스위프트의 이날 선언까지 그가 이번 대선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한 관심은 컸다. ‘스위프티(Swifties)’라는 대형 팬덤을 거느린 그의 지지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미국 시장 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53%)은 스위프트의 팬이었다. 또 지난해 9월 팬들에게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하루 만에 신규 등록한 유권자가 3만5000명 늘기도 했다. 스위프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약 2억8000만명에 이른다. 스위프트의 경제·문화 영향력은 그가 공연을 하는 도시마다 경제 특수를 누린다는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스위프트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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