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거둔 홍명보호, '손흥민·이강인 해줘 축구' 아닌 '살리는 축구' 하려면 중원 먼저 살려야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가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많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포츠 단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러 오만에 3-1 승리를 거뒀다.
앞선 5일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이번 경기 3-1로 자존심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전반 10분 만에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불의의 자책골로 1-1 동점이 됐다. 오랫동안 승부의 균형이 깨지지 않다가 후반 37분 손흥민이 이강인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오만 수비 5명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정교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라 한국이 다시 앞서나갔다. 이후 주민규가 후반 추가시간 11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집어넣으며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결과는 좋았지만 경기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대표팀은 여전히 상대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만은 FIFA 랭킹 76위로 팔레스타인(96위)보다 높은 팀이지만 조직력 측면에서는 한 수 아래였다. 팔레스타인이 매우 잘 짜인 두 줄 수비를 들고 나온 반면 오만은 공수 간격이 다소 벌어져 한국 선수들이 침투하기 용이했다. 실제로 전반 초반과 중반에는 이를 활용해 좋은 공격 작업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에이스에게 의존하는 축구도 여전했다. 이날 나온 측면 세부 전술은 상기한 시간대를 제외하면 약속된 플레이라기보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기대는 측면이 강했다.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뚫어내더라도 이것이 위협적인 득점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나온 3골은 모두 중앙에서 선수들이 순간적인 재치를 통해 만들어낸 중거리슛이었다. 정교한 전술적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뽑아낸 건 황희찬의 선제골을 제외하면 없었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기록하고, 이강인도 도움을 하나 적립했지만 자신의 장점을 온전히 살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은 조력자가 있을 때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팔레스타인전과 마찬가지로 손흥민과 연계를 위해 주변에 도움을 준 선수는 많지 않았다. 이강인은 전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는 했으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후반 초반에는 중원까지 내려와 빌드업을 도우며 장점을 죽이는 플레이를 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전술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중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날 홍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아래로 내리는 걸 비교적 자제하며 미드필더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오세훈,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 등 공격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공격진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한국 수비진이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높이거나, 체계적인 움직임으로 모든 선수가 차근차근 공격 진영까지 올라가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만전 선발로 나온 황인범이나 박용우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곧바로 중원에서 수적 열세에 빠지는 상황에 빠졌다. 황인범이나 박용우가 공을 잡을 때도 적절한 지원이 없다보니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결국 손흥민과 이강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전술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홍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중원을 버리는 축구를 구사했다.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통해 탄탄한 축구를 펼치는 방법은 상기한 대로 체계적인 전술적 움직임을 통해 공수 간격을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전진하는 방법이다. 그게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측면 숫자를 줄여 중앙을 두텁게 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손흥민을 살리기 위해 이러한 측면 고립을 전술적으로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다. 오만과 경기에서는 한국보다 오히려 오만이 이러한 전술을 잘 구사했다. 한국의 수비 전술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홍명보호가 첫 승을 거둬 한숨을 돌렸다. 실제로 몇몇 장면에서는 좋은 전술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큰 틀에서는 전술적 부족함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중원 수적 열세에 있으며, 다가오는 10월 A매치에서는 9월보다 강한 상대인 요르단과 이라크를 만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책을 홍 감독이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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