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 사고 따른 병원행, 9월이 최다 "머리 취약, 보호구 필수"
추석 벌초·성묘와 각종 제초 작업이 몰리는 9월에 '예초기' 사고로 인한 환자가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가 얼굴·머리를 주로 다치는 만큼 보건당국은 보호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뱀에 물린 환자도 9월에 제일 많이 나오고, 10명 중 6명꼴로 입원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11일 이러한 내용의 최근 5년(2019~2023년) 응급실 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5년간 예초기 사고에 따른 손상 환자 발생 건수는 1295건으로 집계됐다. 특성별로는 남성(91.4%), 50~60대(63.1%), 주말(53.2%)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별로는 추석 벌초 등이 낀 9월이 32.3%로 가장 많았다. 예초기 사고 환자 3명 중 1명은 9월에 발생하는 셈이다.
이들 환자는 날아오는 돌에 맞는 등의 둔상(34.4%)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이물질에 의한 손상, 작동 중 기계에 따른 손상 등이었다. 특히 손상 부위를 보면 얼굴·머리(66%)에 집중됐다. 이 부위를 지켜줄 안전모와 안면보호구 등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예초기 사용 시 머리나 얼굴을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 장비 착용만으로도 손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뱀에 물려서 병원으로 간 손상 환자 발생 건수는 5년간 808건이었다. 남성, 5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 월별로는 예초기 사고와 마찬가지로 9월(21.9%)에 가장 많았다.
뱀 물림 손상이 생기는 상황은 밭일·도로 제초 작업 등 ‘업무 중’(28.6%), 벌초·마당 조경 등 ‘무보수 업무 중’(22.9%) 순으로 잦았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입원하는 비율이 62%로 높은 편이다. 일단 뱀에 물리면 금방 치료받고 퇴원하기 어려운 셈이다.
7~9월에 주로 발생하는 벌 쏘임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5년 새 벌에 쏘인 손상 환자 발생은 4532건에 달했다. 111명이 입원했고, 15명은 숨졌다.
이러한 손상을 막기 위한 예방이 제일 중요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땐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예초기 사용 중 이물질, 나무 파편 등이 눈에 들어가거나 몸에 박혔다면 각막이나 혈관에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제거하지 말고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뱀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가 심장 높이보다 아래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 상처를 입으로 흡입하거나 건드리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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