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동거혼 도입"… 파격적 인구위기 대책 내놓은 충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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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로 인구 위기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프랑스에서 도입한 '등록 동거혼' 제도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동거혼, 주 4일제 등 '아직 이르다'는 평가를 받아온 제도까지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수도권보다 인구 위기가 심각한 지방에서 이같은 다양한 대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0일 전국 시도지사 12명이 모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 콘퍼런스에서 프랑스식 등록 동거혼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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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거센 반발… 법제화 및 사회적 합의 필요
'생활동반자법' 21대 국회서 발의됐지만 폐기
저출생·고령화로 인구 위기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프랑스에서 도입한 '등록 동거혼' 제도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동거혼, 주 4일제 등 '아직 이르다'는 평가를 받아온 제도까지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수도권보다 인구 위기가 심각한 지방에서 이같은 다양한 대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0일 전국 시도지사 12명이 모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 콘퍼런스에서 프랑스식 등록 동거혼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프랑스의 비혼 출산율이 62.2%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혼 커플에게도 혼인 부부와 동일한 세금, 복지 혜택을 부여해 결혼 부담 없이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랑스는 1999년 저출생 대책으로 비혼 동거를 인정하는 제도인 시민연대계약(PACS·팍스)을 제정했다. 18세 이상 성인 2명이 동거 계약을 체결한 뒤 거주지 관할 시청에 신고하면 법적으로 혼인한 부부와 유사한 출산·육아·세금 혜택을 받는다. 2023년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68명으로 한국(0.72명)의 2.3배다.
주목해야 할 점은 주로 진보 진영의 의제였던 '동거혼'이 보수 정당 소속 도지사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제안이 아니라면 지금의 인구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고민에서 나온 결과다. 김 지사는 또 다른 진보 진영의 정책으로 꼽히는 주4일제를 채택하기도 했다. 충남은 올해 7월부터 공공 최초로 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직원들에 '주4일 출근제'를 도입했다.
지자체에서 시행할 수 있는 복지 정책과 달리 등록 동거혼은 시행되려면 법제화는 물론이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등록 동거혼 도입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정의 가치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종교 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했다. 해외의 동거혼 제도는 이성이 아닌 동성 커플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내에선 어떤 형식으로 도입할지 공론화 과정도 보다 첨예하게 거쳐야 한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생활동반자법'은 법적 혼인이나 혈연과 무관하게 생계 및 주거를 공유하며 생활하는 관계를 법률로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용 의원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현행법 체계에서 혼인을 통해 성립한 가족에게 부여하는 법률적 지위와 권리라는 오랜 기간 지속돼 온 혼인·가족에 부여하는 특별한 권리라는 측면이 있다"며 "생활동반자에 대해 혼인을 기반으로 성립한 가족과 유사한 법률적 지위를 부여하는 데 있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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