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2AS 손흥민의 사자후 "남은 8경기, 인생 최고의 경기 펼치도록…"

나승우 기자 2024. 9. 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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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1골 2도움을 올린 오만전은 손흥민 대표팀 인생을 통틀어도 손에 꼽을 인생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서 황희찬, 손흥민, 주민규의 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캡틴 손흥민의 활약이 빛났다. 결승골을 포함해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까다로웠던 오만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을 가져왔다.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0분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박스 밖에서 오른발로 때린 게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0분에는 직접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비록 비디오판독(VAR) 끝에 판정이 번복됐지만 손흥민은 굴하지 않고 결승포를 뽑아냈다. 후반 37분 이강인이 밀어준 공을 받아 왼발로 감아차 다시 앞서가는 골을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주민규의 쐐기골을 도우며 대표팀이 기록한 모든 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손흥민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경기 중요도 자체가 평소와 차원이 달랐다.

홈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첫 경기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대표팀은 이번 오만 원정 승리가 꼭 필요했다. 일정상 10월 요르단 원정, 이라크와 홈 경기가 예정돼 있고, 11월에는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으로 중동 원정을 떠나야 한다. 대부분의 원정 경기가 몰린 초반 라운드에서 최대한 승점을 벌어놔야 후반 라운드에서 힘을 받을 수 있기에 오만전서 승점3을 가져오는 게 중요했다.

패하거나 비겼다면 향후 순위 싸움에서 큰 부담을 안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이번 경기도 쉽지 않았다. 전반 초반과 달리 전반 중후반부터 대표팀 선수들의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만의 공격에 정신없이 수비만 하다가 결국 추가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승현의 자책골이 나오며 어려운 흐름이 됐다.

이 흐름을 끊어낸 선수가 다름아닌 손흥민이었다. 결정적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던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꽂아넣으며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내친김에 주민규의 쐐기골까지 도우면서 방점을 찍었다.

인생경기였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는 소속팀 토트넘에서의 경기력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의조, 이승우 등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있었고, 세계 최강 독일을 꺾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이나 지난 1월 아시안컵 호주전도 득점 장면을 제외하면 경기력 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력과 공격포인트 모두 잡았고, 결과까지 따라왔다. 손흥민 대표팀 경력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경기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오만이라는 나라에 처음 왔는데 어려운 경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어 기쁘다. 첫 출발이 깔끔하게 되지 않았지만 원정에 와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기면 더 단단한 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또 "오늘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만들어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직 8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손흥민은 A매치 기록에도 도전한다. 오만전까지 통산 129번째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역대 3위 이운재(133경기)를 바짝 추격했다. 올해 안으로 동률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A매치 득점 순위에서도 49골을 기록하며 2위 황선홍(50골)을 1골 차로 뒤쫓았다. 역시 올해 안에 황선홍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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