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정담]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올해 새만금 산단 12兆 유치…6개월만에 입주 강점"

박승욱 2024. 9. 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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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주 수요 폭발적으로 증가"
"1·2·5·6공구 거의 분양 완료"
"10월에 3공구, 11월에 7공구 매립"
"이르면 내년 4월에 용지 공급"
"원스톱지원센터 행정업무 지원에 다른 산단보다 입주 18개월 빨라"
"산업용지 적기에 공급하도록 제2산단 가급적 빨리 개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30일 서울 중구 새만금 투자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연내 새만금의 기업 투자 유치 실적은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중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투자를 확정하는 데 이어, 후방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진다. 내년에는 제2산업단지, 제3산단까지 추진해 새만금을 찾는 기업들이 적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새만금 투자전시관에서 만나 "기업의 입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새만금 내 가용부지가 부족할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허허벌판이었던 새만금에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새만금 산단은 총 9개 공구로 1·2·5·6공구는 84.7% 분양이 완료됐다. 나머지가 공원용지, 근린생활용지 등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완판된 것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도 투자 유치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새만금 산단 3·7공구 분양을 기대했다. 새만금청은 다음 달 3공구, 오는 11월 7공구의 매립을 마치고 부지를 조성하면 이르면 내년 4월에는 용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김 청장은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재 투자 실적 10조2000억원 중 4조원가량이 중국 기업에서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다음 달 중국 출장에 나선다"고 했다. 그는 중국 최대 전구체 생산업체 거린메이(GEM),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1위 기업 롱바이 등을 방문한다. 또 그는 "중국 자동차 소재 생산 국영기업인 샤먼 텅스텐이 15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번에 2차 투자를 한다고 해서 이곳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김 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해 1년2개월이 지났는데 소회는.

▲지난 1년간 투자가 몰리면서 새만금은 첨단전략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이었지만 중앙 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특히 지난 2년간 약 10조2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황량했던 새만금이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3대 허브, 새만금 메가시티, 기본계획 재수립’ 등을 목표로,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자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뛰고 또 뛰겠다.

-새만금 산단 3·7공구의 조기 공급을 추진하는데, 관련해서 기업의 관심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첨단전략 산업 분야 기업들과 신규 산단 입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분양하는 3·7공구뿐 아니라 8공구까지 입주 희망 기업들을 확보했다. 기업의 투자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차전지, 첨단소재, 모빌리티 등 새만금이 타깃으로 하는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기업들이다. 현재는 성장성이 크거나 기존 입주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청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뛰고 있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30일 서울 중구 새만금 투자전시관 인근을 걷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다른 산단과 새만금의 차별점은.

▲기업 입장에서 다른 산단보다 최대 18개월 더 빨리 입주할 수 있다. 다른 산단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뿐 아니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행정절차 처리 기간만 최대 2년이 걸린다. 새만금 산단의 입주 희망 기업은 이 같은 과정을 6개월이면 마친다. 기업이 직접 나설 것도 없이 새만금청의 원스톱지원센터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해준다. 또 새만금 부지는 간척사업으로 조성돼 민원 문제나 보상 문제가 전혀 없다. 이러한 차별점을 바탕으로 새만금 산단이 빠르게 성장한 결과 최근 경북 포항 철강 산단 측에서 새만금 산단에 견학을 오기도 했다. 옛날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새만금 산단 3·7공구는 매립 기간을 줄여 공급을 1년 앞당길 수 있었던 비결은.

▲기업들의 높은 수요에 맞추기 위해 3·7공구의 행정절차와 발주 기간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우선 해역이용협의와 개발·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6개월 단축했다.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과 수차례 협의하고 이견 사항을 수시로 조율한 결과다. 발주 기간은 발주 지연 요인을 미리 제거해 입찰 소요 기간을 줄였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과 공사 발주 전 사업 내용, 입찰방법을 사전 점검한 영향이 컸다. 또 기술적으로는 안정적인 매립을 위해 흙 제방인 가토제를 설치하고, 산업용지 구역과 주거·상업용지 구역 중 산업용지 구간을 우선 매립하는 등 선별 공사한 영향도 컸다. 이를 통해 3·7공구의 부지 조성 공사 일정을 당초 내년 상반기에서 10월로 앞당겼다.

-잔여 부지인 4·8·9공구에 대한 계획은.

▲8공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립한다. 8공구는 3·7공구와 같은 시기 메우기 시작했으나 수심이 깊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 3공구의 수심은 육상기준점(EL) -4.0m, 7공구는 -3.4m이지만, 8공구는 -7.1m다. 8공구에 매립을 위한 준설량은 1526만㎥로, 3·7공구 준설량(1048만㎥)보다 45.6% 더 많다. 그런데도 추가로 매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사업시행자인 농어촌공사와 검토하고 있다.

4·9공구는 부지 공급 시기를 2년 앞당겨 2027년 부지를 제공한다. 이 공구 내 산업용지 구역과 주거·상업용지 구역을 구분해 산업용지 조성을 먼저 추진하면 빠르게 부지를 공급할 수 있다. 또 준설선 준설능력을 반영한 준설계획을 세우고 4·9공구를 통합 발주해 공사 기간도 줄일 것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 가토제 공사를 발주하고, 2027년 상반기 산업용지 구역 매립을 마쳐 2027년 하반기부터 부지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7월 정부가 민생토론회에서 새만금 산단 내 산업용지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적기에 산업용지 공급할 수 있도록 제2산단을 가급적 빨리 개발할 계획이다. 또 기본계획도 재검토해 산업용지를 늘릴 것이다. 이미 매립된 부지는 용도 전환을 통해 산업용지로 공급한다. 이어 기업 수요를 고려해 제3산단 개발도 추진한다.

우선 새만금을 하늘~바다~땅으로 연결하는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 지역 간 연결도로 등 핵심 기반시설과 전력·용수공급 시설을 빠르게 구축할 것이다. 다음으로 통근버스 활성화와 스포츠시설 같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해 근무 여건을 개선한다. 또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에 법인세 감면(3년 100%+2년 50%) 혜택을 부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세제 혜택을 늘리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할 것이다. 올해 상반기 공장부지 활용을 제한하는 생태면적률 규제를 개선(10%→5%)해 기업의 부지 활용도를 높였다. 앞으로는 청장 주재 기업 간담회를 열어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완화할 계획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30일 서울 중구 새만금 투자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제2산단에 이어 제3산단까지 기업 유치가 가능할까.

▲기업이 물밀듯 들어올 때 산단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미리 제2·3산단을 조성하지 않으면 기업도 입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새만금을 첨단산단뿐 아니라 마이스(MICE) 산업, 글로벌 푸드 허브로 성장시키려면 추가 산단이 필요하다. 이에 새만금 산단에 대한 기본계획을 잘 만들어야 한다. 최근 이 같은 기본계획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짜고 있다. 이에 대한 용역비도 정부로부터 30억원가량 지원받는다.

-새만금을 글로벌 푸드 허브로 성장시킨다고 했는데.

▲세계적인 푸드 허브 중 하나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오렌지를 생산할 수 없는데, 이를 외국에서 들어와 유럽 전역으로 판매하는 유력 허브로 거듭난 곳이다. 이 허브에는 다양한 글로벌 식품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허브를 통해 네덜란드에서 창출하는 농생명 관련 흑자만 연간 약 40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은 오히려 약 300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새만금은 동남아시아와 가까운 입지에 있다. 동남아에는 약 10억~15억명의 인구가 있다. 현재 세계적인 식품 기업들은 유럽보다 더 큰 시장이라며 동남아를 주시하고 있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로테르담 푸드 허브와 같은 곳이 필요한데 새만금이 적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농업대학인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과 서울대, 세종대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새만금에 글로벌 푸드 허브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는 올해 초 시작했고 연내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원광대가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면서 글로벌 푸드 허브와 연계가 가능한 농생명 관련 대학을 새만금에 짓기로 했다. 원광대 쪽에 문의해보니 총장은 벌써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출장길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만금 주변에 전북 익산시에는 식품 클러스터가 있고, 전북 전주시에는 농촌진흥청도 있다.

대학이 들어서고 이와 연계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식품 기업과 교류 중이다. 아직 한국에는 글로벌 푸드 허브 전용항은 없는데, 새만금에는 2032년에 공항, 항만, 철도가 들어선다. 식품 기업에 필요한 인프라도 깔기 위해 논의 중이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

▲새만금의 산업 용지를 더 늘리고 싶다. 전체 토지의 9.9%뿐인 산업용지를 2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특히 농업용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농식품부 입장에서는 농업용지에 스마트팜 등 농업 관련 시설을 지으려고 해서 용도 전환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새만금청도 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으나 협의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 최근 현안이 있다면.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처리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새만금청은 이차전지 기업들이 쓸 공동 방류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방류관을 통해 법적 기준에 맞는 처리수만 배출하도록 관리할 것이다. 이 같은 관리·감독을 통해 주민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운영에도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처리수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애써 유치한 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할까 걱정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전을 약속한 기업들은 다른 산단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새만금은 이전처럼 허허벌판으로 남게 될 수 있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30일 서울 중구 새만금 투자전시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전북 정읍(1956년생) ▲원광대 행정학과, 동 대학원 석박사(박사 수료) ▲국무총리실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 ▲새누리당 전북도당 위원장 ▲제6대 서남대 총장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새만금특별본부장

대담=황준호 건설부동산부 부장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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