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또 안성으로"…민생행보 박차 가하는 한동훈
12일 경기도 안성선 '물가 점검 최고위' 주재
민심잡기·현안해결·보궐지원 등 해결 전망
일각선 "국감 중 '중수청 행보' 강화" 전망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연이어 지방을 찾는 현장 행보에 나서면서 민심과 현안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점찍은 지역들의 상징성을 고려해볼 때, 향후 자신이 전당대회 때부터 강조했던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지방 행보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11일 자신이 띄운 격차해소특별위원회의 현장간담회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한다. 지방 청년의 취업 애로 사항을 듣기 위해 부산대 학생과 직접 만나기 위해 성사된 이번 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수도권 청년과의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 대표는 부산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추석을 맞은 시장 상인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당정이 10일 민간업체와 함께 협의회를 열고 추석을 앞둔 국민들의 성수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지원, 온누리 상품권 현장 환급행사 등을 진행하며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 밝힌 만큼, 한 대표가 이와 관련한 실제 민생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선 이날 한 대표의 두 공개 일정이 모두 '금정구'에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정구는 오는 10월 16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부산 금정구는 현역인 백종헌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을 정도로 보수 강세가 뚜렷한 지역이다. 구청장으로 근무하다 임기 중 병환으로 별세한 김재윤 전 구청장의 당적도 국민의힘이다.
그런 만큼 당내에선 이번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이 금정구청장 수성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9일 김경지 전 금정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하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이며 여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후보 공천을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부산시당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금정구를 실제로 찾아 두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물밑 지원을 통해 바람을 일으키려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한 대표는 비공개로 경남 양산에 위치한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추석을 앞둔 응급의료 현장을 직접 점검할 방침이다. 지속해서 추석 기간 동안 응급실 대란을 우려해온 한 대표는 현장을 직접 찾아 현실을 두 눈으로 보고 의료진의 고충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서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하는 일정 하나만으로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의정갈등을 비판해도 응급실 한 번 찾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한 대표는 계속해서 현장을 찾으며 진심을 보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여지를 줄 것"이라며 "금정구청장 선거를 시당에 맡겼다곤 하지만 한 대표가 가서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금방 바뀔 수 있는 만큼 이번 일정은 굉장히 촘촘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한 대표는 오는 12일엔 경기 안성의 농산물 판매장을 찾아 첫 현장 최고위를 연다. 민주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추진에 대항해 민생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추석을 앞두고 가격 상승이 두드러질 수 있는 야채·과일·축산물·수산물 등의 판매 현황을 점검하며 물가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한 대표가 부산에 이어 경기도에 위치한 안성을 다음 행선지로 선택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전략적인 행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농산물 판매장이 안성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을 찾는 것이기도 하지만, 앞서 한 대표가 강조해온 수도권 민심 회복 행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경기 안성시는 김학용 전 의원이 해당 지역구에서 4선을 할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규민 전 민주당 의원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윤종군 민주당 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공도신도시의 개발 등으로 급격히 보수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가 안성을 찾아 최고위를 열고 농산물의 물가를 점검하는 것 자체가 수도권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되기에 충분한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당내에선 향후 한 대표가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을 노릴 수 있는 현장 행보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미 한 대표는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서 현실을 직접 마주하고 대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내놓은 적이 있다"며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사실상 원외인 당대표 입장에선 이슈와 멀어질 수 있는 만큼 의미있는 중수청 행보를 계속 만들어낸다면 아마 얻을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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