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 시리즈 주인공…‘베테랑2’ 황정민이 이룬 꿈 [쿠키인터뷰]

김예슬 2024. 9.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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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 CJ ENM

배우 황정민에게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꿈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은 국민배우지만 그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단다. 바로 시리즈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형사 하면 ‘범죄도시’ 마석도(마동석), ‘공공의 적’ 강철중(설경구)이 떠오르듯 ‘베테랑’ 서도철(황정민)이 형사의 대명사가 되길 바랐거든요. 영화 ‘리썰 웨폰’, ‘에이리언’,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고 자라오다 보니….” 10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황정민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베테랑’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신날 수밖에 없었죠.”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돌파한 전편에 이어 시리즈물로의 확장을 꾀한다. 1편에서 재벌을 때려잡던 서도철 형사는 이제 내부의 적을 잡으며 가정까지 돌보느라 정신없이 산다. 1편에서 초등학생이던 서도철의 아들도 이젠 고등학생이 됐다. 영화는 갑질 재벌을 겨냥하던 것에서 시야를 넓혀 보복 범죄와 이른바 ‘사이버 렉카’들의 자극적인 생방송 등이 사회 현안을 어떻게 굴절 왜곡시키는지를 다룬다. 판을 키운 무대에서 서도철만은 그대로다. 황정민은 “늘 마음속에 서도철을 두고 있던 만큼, 2편을 하게 되면 그대로 끄집어내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영화 ‘베테랑2’ 스틸컷. CJ ENM

막무가내 같으면서도 재치 있고, 정의를 위해 불철주야 내달리는 베테랑 형사. 어딘지 모르게 기대고 싶게 하는 서도철은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형사의 모습이다. 황정민이 서도철에 유독 더 애착을 가진 이유는 분명하다. “류승완 감독과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인 ‘베테랑’의 주인공이어서다. ‘베테랑’은 2015년 첫 편을 선보이던 당시 개봉 시기가 여러 차례 밀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런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뛰어난 성적을 냈다. 시리즈물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뤄주기까지 했다. 황정민이 서도철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인터뷰에 임했을 정도다.

서도철과 함께한 형사팀은 1편과 2편을 단단히 잇는 가교다. 오프닝 시퀀스부터가 백미다. 유쾌한 분위기로 왁자지껄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랑하던 ‘베테랑’이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연기 베테랑들이 모인 만큼 “호흡을 맞출 필요도 없었다”고 한다. 감독을 비롯해 스태프들도 대부분 1편과 동일했다. 익숙한 제작진과 만난 첫 촬영 날 황정민은 1편에서 입은 복장을 그대로 착용했다. 수년간의 공백이 지워진 건 순식간이었다. 좋아하는 작품인 만큼 황정민은 술도 반년 동안 끊을 정도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누구보다도 철저히 준비했단다. 이에 힘입어 황정민은 새롭게 합류한 후배 배우 정해인을 비롯해 액션부터 감정 연기까지 매 장면 날아다니며 활약한다.

올해 초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과 연극 ‘맥베스’에 이어 ‘베테랑2’까지, 황정민은 쉴 새 없이 활동하며 연기의 맛을 다시금 느꼈다고 했다. 지난 2월에는 신작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 촬영도 마쳤다. 황정민은 “복에 겨웠다는 마음으로 한 달 내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연극 무대에 섰다”면서 “영화 현장에서도 준비를 거듭하며 임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매 작품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며 “어떤 역할이든 이건 나밖에 못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필모그래피를 허투루 할 수 없다”고 진중하게 말했다. 같은 마음으로 온 힘을 쏟은 게 ‘베테랑2’다. 황정민은 “다른 사람 아닌 나만이 떠오르는 연기를 해내려 했다”면서 “이번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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