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률 최하위’ 이현욱, 9라운드도 ‘오더 실패’ [바둑]
1위 차지한 김혜림 철원 감독은 승부예측 적중률 61.9%
이현욱 감독의 여수, 가장 많은 표 받고도 예측과 달리 패배
이현욱 감독이 바둑TV가 집계한 항목 두 가지에서 최하점을 받은 가운데 9라운드도 ‘오더 실패’가 이어져 갈 길 바쁜 여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바둑TV는 여자바둑리그 감독들의 승부예측 적중률을 공개했다. 1위 김혜림 철원 감독이 61.9%, 2위 이다혜 삼척 감독이 57.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감독들은 대체로 50% 언저리의 적중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현욱 여수 감독은 33.3% 적중률로 다른 7명의 감독들과 큰 차이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적중률만 놓고 본다면 유의미하지 않은 지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시즌 여수가 8라운드까지 8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끝판왕’ 김은지 9단을 보유했음에도 4승4패, 5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연관 관계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여수는 지금까지 김은지 9단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 나머지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도 이기면 팀도 승리하고 지면 팀도 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오더. 최정 9단이 불참한 여자바둑리그에서 더 이상 김은지 9단의 대항마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김 9단을 상대 팀 주장이나 최소한 2지명과는 맞붙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현욱 감독의 오더는 김은지 9단을 상대 팀 최약체와 붙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번 9라운드 오더에서 김은지 9단은 보령 이슬주 3단을 상대하는데, 이 3단은 보령 팀 3지명이다. 리그 최강 김은지 9단이 상대 팀 3지명에게 발목이 묶인 사이에 다른 경기들에선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만 한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난 8라운드에서도 김은지 9단은 평택 3지명 고미소 2단을 상대했다. 그 사이, 평택 주장 스미레가 여수 2지명 조혜연을, 평택 2지명 김주아가 여수 후보 선수 이나경을 잡으면서 이렇다 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상위권 도약 기회를 날려버렸다.
오더가 읽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은지 9단은 9라운드 현재 대국 시작 시간이 다른 3국에는 딱 1번만 등판했다. 나머지 8번 모두 오후 8시에 시작하는 1~2국(김은지 9단 출전 순번: 1라운드 2국, 2라운드 1국, 3라운드 2국, 4라운드 1국, 5라운드 3국(팀 승리), 6라운드 2국, 7라운드 1국, 8라운드 2국, 9라운드 2국)에 나섰는데, 김 9단이 주로 전반부에 배치된다는 것을 간파한 다른 팀 감독들이 주력 선수를 3국에 배치하면서 1-1 상황에서 3국을 져서 팀이 패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승부 예측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사전 예상과 달리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팀이라는 점이다. 여수는 8개 팀 감독들에게 34표를 얻으면서 이번 시즌 전반기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팀이다. 그러나 승리한 라운드는 단 네 번으로, 순위도 8개 팀 중 5위다.
백지희 감독의 후임으로 2018년부터 여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현욱 감독은 2019년 8개 팀 중 8위로 꼴찌, 2021년 6위, 2022년 다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감독 부임 첫 해인 2018년 정규리그 우승, 2020년 2위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여수의 핵심 선수는 김은지 9단이 아니라 조혜연 9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자바둑리그 터줏대감 조 9단은 이번 9월 지난달 대비 랭킹이 한 계단 하락했지만 여전히 8위를 마크하며 ‘톱10’을 유지하고 있는 강자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여자바둑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이번 시즌에는 1승4패로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8승4패를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성적이다.
여수는 오는 13일 리그 선두 보령과 운명의 한 판 승부를 펼친다. 대진은 조혜연-김다영, 김은지-이슬주, 이나경-김민서(앞 쪽이 여수). 보령 주장 김민서를 상대하는 이나경의 열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은지·조혜연 ‘원투펀치’가 불을 뿜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총 56경기, 168대국)로 순위를 가리고,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릴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결정한다. 우승 상금은 5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원이며,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원, 패자 4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추가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20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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