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유럽 고객, 에너지 효율 꼼꼼히 따진다

나경연 2024. 9. 1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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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쿠담 거리에 위치한 가전매장 자툰(Saturn)의 3층 전시장.

아이를 데려온 한 부부가 LG전자 코너를 찾아 제품 위쪽에 붙은 에너지 효율 등급표를 살펴봤다.

LG전자 독일 법인의 김현식 팀장은 "유럽 고객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공급 불확실성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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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IFA 고효율 가전 공개
검은색 세탁기도 인기몰이 중
부품 기술력 ‘AI 코어테크’ 강화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중심가 쿠담거리에 있는 가전 매장 자툰에서 고객들이 LG전자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독일 베를린 쿠담 거리에 위치한 가전매장 자툰(Saturn)의 3층 전시장. 아이를 데려온 한 부부가 LG전자 코너를 찾아 제품 위쪽에 붙은 에너지 효율 등급표를 살펴봤다. 매장에 진열된 가전들에는 ‘A+++’, ‘A-20%’ 등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라벨이 눈에 띄게 부착돼 있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둘러본 자툰은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여러 회사의 다양한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독일 소비자들은 유독 에너지 효율에 관심이 많다. LG전자 독일 법인의 김현식 팀장은 “유럽 고객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공급 불확실성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유럽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품을 진화시키고 있다. 올해 ‘IFA 2024’ 전시회에서는 유럽의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 등급인 A보다 약 55% 효율이 더 높은 드럼 세탁기, 최고 에너지 등급인 A보다 25% 정도 뛰어난 냉장고 등 업계 평균보다 높은 스펙을 가진 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전시장 안쪽에 아나모픽 3D(Anamorphic 3D, 착시현상을 활용해 입체감을 구현하는 영상기법) 콘텐츠를 상영하고 있었다. 아나모픽 3D로 LG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AI DD(Direct Drive) 모터’와 세탁기·건조기가 6가지 방향으로 도는 ‘6모션’ 기술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었다. 모터와 세탁통을 벨트로 연결하던 기존의 방식이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하는 DD모터로 진화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모터에 AI를 결합한 ‘AI DD모터’가 고객이 투입한 세탁물의 무게, 습도, 재질을 분석해 옷감을 보호하는 최적의 모션으로 세탁해주는 모습도 상영됐다.

아나모픽 3D 영상을 시청하던 한 현지 고객은 영상 속에 등장한 LG전자의 검은색 세탁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독일은 일반적으로 세탁기가 지하실에 있어서 색깔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외부에 공개할 경우가 드물어서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 위주로 검은색 가전의 인기가 늘고 있다. 김 팀장은 “독일은 가전의 색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 화려한 가전이 인기를 끌지는 않지만 최근 검은색 가전은 출시 이후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까다로운 유럽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가전 핵심 부품 기술력 ‘AI 코어테크’로 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세탁기 핵심 부품인 AI DD모터, 냉장고 핵심 부품인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로 제품의 성능과 효율을 높여오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매출 6조770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6조1075억원)보다 10.9% 늘어난 액수로 역대 최대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유럽에서 성숙사업인 가전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베를린=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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