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성인게임 왜 못하나”… 뿔난 게이머들 행동 나섰다

김지윤 2024. 9. 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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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게임물 사전심의 제도에 게이머들이 대대적으로 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국가기관의 게임물 사전검열 제도와 성인이 성인게임을 못 하는 구시대적 규제에 헌법소원 상 새 기록이 나올 정도로 게이머들은 거세게 문제를 제기하는 중이다.

게이머들은 다른 콘텐츠 산업과 같은 수준으로 검열 기준을 정비하라고 요구한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물 사전심의 제도에 불만을 품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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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사전 심의 헌법소원 청구
4일 만에 17만5000명 모집 역대급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게임물 사전심의 제도에 게이머들이 대대적으로 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국가기관의 게임물 사전검열 제도와 성인이 성인게임을 못 하는 구시대적 규제에 헌법소원 상 새 기록이 나올 정도로 게이머들은 거세게 문제를 제기하는 중이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게임산업진흥법에 관한 헌법소원 청구인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17만5000여 명이 모집됐다”면서 “이번 주 내로 20만 명이 넘어설 거 같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시작한 청구인 모집은 만 하루 만에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역대 최다인 10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가장 많은 청구인이 참여했던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 위생 조건 위헌확인 소송의 청구인 수(9만5988명)를 짧은 시간 동안 넘어섰다.

게이머들이 문제로 삼은 법 조항은 게임산업법 제32조 2항 3호다.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어지럽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은 유통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게이머들은 음악, 영화, 웹툰 등 여타 콘텐츠 산업과 비교해 게임의 규제가 지나치게 임의적이고 광범위하다고 보고 있다.

이 변호사는 “해당 조항의 ‘지나치게 범죄를 묘사한다’는 기준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헌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범죄 시리즈의 영화, 드라마와 비교해도 ‘뉴 단간론파 V3’ 등과 같이 해외에서 유통되는 성인 게임을 못 하게 막는 건 형평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게이머들은 다른 콘텐츠 산업과 같은 수준으로 검열 기준을 정비하라고 요구한다. 이 변호사는 “게임이 문화예술의 범주로 인정받은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 영역을 넘어 문화국가 원리 또는 예술의 자유 관점에서 바라볼 여지도 있다”며 “게임의 차단 여부를 결정할 때도 영화·드라마·웹툰·음악 등 다른 대중문화 장르와 같은 수준의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이번 헌법 소원의 궁극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구독자 수 90만 명의 인기 게임 유튜버 ‘김성회의 G식백과’와 함께 게임산업진흥법에 관한 제32조 2항 3호의 헌법소원 청구인 참여자를 이달 모집했다. 김성회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위는 2022년 6월 21일 이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월평균 17.3종의 성인용 게임을 차단했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물 사전심의 제도에 불만을 품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0월엔 “온라인·패키지·콘솔·모바일 게임 사전심의 의무를 폐지해달라”는 국민동의 청원이 올라와 일주일 만에 소관 위원회 회부 조건인 5만 명을 넘겼다. 당시 정부는 ‘수용곤란’ 의견을 내놓았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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