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필리버스터’ 정국?… 여야, 특검법 처리 눈치싸움

김판,구자창 2024. 9. 1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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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공세 고삐를 죄면서도 '김건희 특검법' 처리 시점은 고민하고 있다.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해 표결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경우 추석 연휴까지 여야 의원들이 국회에 묶여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3개 법안을 모두 상정할 경우 3박4일간 필리버스터를 거쳐 마지막 법안 표결 시점은 추석 이틀 전인 15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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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대치땐 국회에 발 묶여
野, 쌍특검법 등 법안 순서 고심
與 “여론전 영향 더는 없다” 비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공세 고삐를 죄면서도 ‘김건희 특검법’ 처리 시점은 고민하고 있다.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해 표결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경우 추석 연휴까지 여야 의원들이 국회에 묶여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원들은 통상 추석 연휴 기간 지역활동 일정을 빼곡히 잡는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의결할 예정이다. 본회의 상정에 필요한 선행 절차를 마무리해두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추석 전에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원내 지도부는 지역화폐법과 쌍특검법 등 3가지 법안 중 12일 본회의에 몇 건을, 어떤 순서로 상정할지를 전략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소문들이 ‘여사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사탕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음은 이미 확인됐다. 특검이 유일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최근 불거진 ‘총선 개입’ 의혹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가 다음 달 10일까지여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재표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원내 지도부의 시각이다.

반면 여당은 12일 본회의에서 예정대로 대정부 질문만 진행해야지 별개의 법안 상정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를 하려면 교섭단체 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의사일정 변경에 관해 얘기가 나온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상정할 경우 여당은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공산이 큰 것이다. 3개 법안을 모두 상정할 경우 3박4일간 필리버스터를 거쳐 마지막 법안 표결 시점은 추석 이틀 전인 15일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전략적으로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법안 1건만 상정할 수도 있다.

대정부 질문 외에 추가로 법안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결단도 필요하다. 의장실은 일단 원칙적으로 여야 합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명절 연휴에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부딪히는 모습이 전국에 중계되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여사를 타깃으로 한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무대응 전략’으로 응수하고 있다. 여권 내부는 야당의 거듭된 김 여사 관련 의혹 제기가 국민적 피로감을 가중시킬 뿐 여론전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에 대한 공격이 여론에 미치는 효과가 더 이상 없다는 게 내부적 평가”라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고장 난 라디오처럼 ‘김건희 타령’을 할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판 구자창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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