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무의 휴먼 & 펫] 암컷 중성화 수술 할 것인가 말 것인가

2024. 9. 1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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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지난 칼럼(8월 28일 자)에서 수컷 반려동물은 성호르몬 영향으로 인한 마킹 행위(소변을 통한 영역 표시)와 공격성 증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급적 일찍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암컷은 어떨까.

암컷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은 발정기의 이상 행동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자궁축농증이나 유선종양 같은 질병 예방 목적도 크다. 중성화 수술을 일찍 할수록 유선종양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논문들이 있다. 실제로 노령의 반려동물에서 자궁축농증과 유선종양의 발생이 빈번하기 때문에 이런 예방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고민할 부분이 있다. 암컷의 중성화 수술은 자궁과 함께 난소를 제거한다. 난소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성호르몬을 분비한다. 성호르몬은 난자를 생산하거나 태아를 유지하는 등의 기능도 있지만, 뼈 밀도 유지나 혈관 확장, 피부 및 모발의 성장 촉진 등에도 관여한다. 사람도 폐경과 함께 뼈 밀도가 약해져 미국에서는 50세 이상 여성 중 약 15.4%, 유럽에서는 22.1%가 골다공증에 시달린다는 연구가 있다. 이처럼 성호르몬은 성기능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암컷의 중성화 수술을 권하는 주된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기 쉬운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성화 수술로 난소를 제거하게 되면 성호르몬 결핍으로 골다공증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고 자궁축농증이나 유선종양 발생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다. 중요한 점은 자궁축농증이나 유선종양은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려동물이 건강한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돌봐주는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질병 예방 차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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