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도버의 마켓 나우] 투자자에게 미국 대선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선거 운동의 핵심인 공약과 슬로건은 당선자의 정책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단순히 정치 때문만은 아니다. 팬데믹이나 글로벌 금융 위기처럼 종종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정책 방향을 바꾼다. 미국 대선의 승자가 조우할 현실 중 하나는 1조 7000억 달러(2023년 미국 GDP의 6.3%)에 달하는 대규모 연방 재정 적자다.
대선 결과가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는 현재 무엇을 아는가. 첫째, 승자를 예상해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해리스의 출마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리스의 존재 자체가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의 민주당 후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25년에 어떤 정책이 등장할지는 더 알기 어려워졌다.
둘째, 누가 이기든 전면적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두 경제 이념의 대결장이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등장해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온 1980년대 초와 다르다.
후보들이 정책 공약과 경제 이념에 따라 선명하게 구분되던 시대는 지났다. 과거 공화당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정당, 민주당은 케인스주의 정당이었다. 유권자들을 그룹별로 겨냥하는 오늘날의 ‘거래적’ 경제 정책은 과거의 거창한 수사를 배제한다.
셋째, 부문별로 살피면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화석연료와 제약 부문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바랄 것이다. 트럼프 체제에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와 의약품 가격 책정에서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되면 그가 인센티브를 통한 주택 건설 촉진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재생 에너지와 주택에 지원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넷째, 선거와 정치가 장기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 미국과 글로벌 주식 시장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단독으로 워싱턴을 장악했을 때뿐만 아니라 권력을 나누어 가진 시절에도 번성했다. 권력의 독점·분점 구도와 별도로 하락·조정·약세장은 존재했다.
물론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처럼 대통령에 따라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재정 적자 해소, 채권 수익률 하락, 강력한 성장 등 모두가 기뻐하는 결과를 내는 대통령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2024년은 그런 순간이 아닌 것 같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여러 이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미국 경제 상황과 투자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성과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급변하지 않을 것이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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