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추석 영화 ‘베테랑2’ 뿐?
올 추석 극장가는 ‘베테랑2’(13일 개봉)뿐이라고, 경쟁작이 없는 무주공산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런 기사 제목도 있다. ‘올 추석을 책임질 단 하나의 한국 특선 영화 ‘베테랑2’’.
순제작비 185억원을 투입한 ‘베테랑2’에 견줄 만한 한국 대작은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온 가족이 볼만한 한국영화가 ‘베테랑2’만은 아니다. 11일 개봉 신작만 2편이다.
제사를 위해 구미 김씨 가족 3대가 고향집에 모인 제삿날, MZ세대 종손(강승호)이 가업인 두부 공장을 잇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오정민 감독의 데뷔작 ‘장손’(사진)이다. 아름다운 시골 한옥 풍광 속에 70년 묵은 가족의 비밀과 거짓말이 딱지 떼듯 터져 나온다. 모처럼 묵직한 신인 감독의 등장이다. 명절 때 서먹한 가족·친지와 대화 물꼬로 안성맞춤 영화다.
같은 날 개봉하는 ‘그녀에게’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김재화)의 삶이 180도 뒤집힌 실화가 토대다. 기자 출신 류승연 작가의 스테디셀러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원작. 성공 가도만 달려온 주인공이 어렵게 얻은 쌍둥이 중 둘째가 장애판정을 받고 10년 세월이 그대로, 예측불허한 삶에 놓인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성장기다.
지금도 한국영화 흑역사에 꼽히는 100억원대 대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전국 14만이란 참담한 관객 수를 기록한 2002년, 흥행 2위 영화는 제작비 15억원, 스타도 없는 ‘집으로…’였다.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진 꼬마와 할머니 일상사가 400만 관객을 불렀다.
볼만한 영화의 잣대가 언제까지 제작 규모여야 할까.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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