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청년 연소득, 미혼보다 800만원 더 많았다
결혼과 경제력 상관관계
결혼한 청년의 연 소득이 미혼 청년보다 800만원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5~39세 청년의 배우자 유무별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청년 가운데 기혼의 연간 중위소득은 4056만원으로 미혼(3220만원)보다 836만원 많았다. 남성만 보면 기혼이 5099만원, 미혼이 3429만원으로 격차가 1670만원으로 벌어졌다. 기혼 청년의 취업자 비중은 73.9%로 미혼 청년(72.8%)보다 1.1%포인트 높았다.
단순히 결혼을 한다고 연소득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제력이 높은 사람이 결혼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른바 ‘유전결혼(有錢結婚), 무전비혼(無錢非婚)’ 현상이 통계로 나타난 셈이다. 앞서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도 비슷한 분석이 담겼다. 2017~2019년 30대 초중반(31~35세) 남성 가운데 소득 하위 10%에선 31%가 결혼 경험이 있지만, 소득 상위 10%는 이 비중이 76%였다.
또 기혼 청년 중 유주택자 비중은 31.7%로 미혼 청년(10.2%)의 3배에 달했다. 기혼일 경우 가족의 주거 안정성을 위해 자가(自家)를 매입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거꾸로 자가 거주 여부가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자가 거주보다 전세나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가 거주에 비해 전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23.4%, 월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65.1% 감소했다.
다만 통계청은 다른 배경도 염두에 둔다. 미혼 청년보다 기혼 청년의 나이가 많은 편인데,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자산도 많아지는 경향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자료에선 결혼한 여성의 취업 비중도 눈길을 끈다. 자녀가 없으면 69.7%였지만, 자녀가 있을 경우 58.5%로 11.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결혼한 남성의 취업 비중은 유자녀(91.7%)든 무자녀(89.4%)든 큰 차이가 없었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여성이 아이를 낳게 되면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게 확실히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갈수록 결혼·출산을 하지 않는 트렌드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청년들의 기혼 비중은 2020년 38.5%→2021년 36.1%→2022년 33.7%로 꾸준히 내림세다. 25~39세 청년 3명 중 2명꼴로 배우자가 없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배우자가 있는 청년 중 자녀를 둔 비중은 76.6%→75.6%→74.7%로 역시 지속해서 낮아졌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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