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 아파트 전셋값, 고점의 90%까지 회복…대출규제가 더 부추기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면서 2021~22년 최고가의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시행하는 대출규제가 오히려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0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를 비교·분석한 결과 올해 전셋값이 2021~22년 최고가의 평균 89.8%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거래 내역이 있는 동일아파트 동일면적의 주택 유형 1만602개의 전세 최고가 회복률 평균을 낸 것이다. 주택 유형 가운데 2215개(20.9%)에서는 올해 전세보증금 최고가가 2021~22년보다 높거나 같은 ‘전세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용산 등 고가 아파트의 전셋값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244㎡는 지난 4월 전세보증금 55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2021~22년 최고가 29억원(2021년 7월)보다 무려 26억원 뛰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08㎡는 지난 2월 2021~22년 최고가(35억원)보다 14억원 높은 49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 상승세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서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419건으로 올 초(3만4822건)와 비교해 21.3% 줄었다.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시중은행이 꺼낸 대출규제 카드가 전세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아파트를 매수하려던 대기 수요가 대출규제로 전세 시장에 머무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말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8월 기준 54%)이 58%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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