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녹조 WHO 기준치 68배... "재앙적 상황"
[김병기 기자]
▲ 강경포구 선착장의 녹조 가득한 금강에서 물놀이하는 장면 |
ⓒ 김병기 |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 금강 녹조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해철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 박해철 의원실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는 금강 녹조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 대전·충남·세종에 지역구를 둔 박수현·강준현·박정현 의원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표한 금강 유역 3개 권역의 녹조 조사는 국립 부경대 연구팀이 수행했고, 조사 때 사용한 물의 채수는 지난 8월 26일 이뤄졌다.
우선 박해철 의원은 "우리 강을 뒤덮은 녹조의 재앙적 상황을 경고하고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녹조에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자 한다"고 이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박 의원은 또 "국민들이 마시는 물과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사용하는 물이 청산가리의 6200배에 달하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 시스템에 오염된 상태"라면서 "4대강 수문을 개방하고 녹조 저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는 금강 녹조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 박해철 의원실 |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 발표한 금강 녹조 조사 결과 |
ⓒ 보철거시민행동 |
▲ 세종보 농성장 앞(좌), 대청호(가운데), 강경포구 선착장(우)에서 채취한 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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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실장은 "미국의 경우 8ppb, WHO 기준으로는 24ppb면 수상 레저 활동이 금지된다"면서 "그러나 이날 강경포구에서는 WHO 기준치의 68배에 달하는 독성 녹조에서, 수상 스키를 비롯한 각종 레저활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현장생중계 : https://www.youtube.com/live/NUCU59kW8lg?si=RsDGlQ61stAjAtvJ
450만 충청인의 식수원 대청호도 '조류대발생' 수준
대청호 문의취수장에서 채수한 물은 남세균 세포수 108만셀/ml,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1221ppb로 나타났다.
임 실장은 "녹조제거선과 수차 20여 대가 쉬지 않고 작동하고 있었지만, 이미 대청호를 잠식한 녹조를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라면서 "하지만 같은 날 환경부의 조사 발표 수치는 36분의 1 수준인 3만셀/ml미만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수문이 개방되어 그나마 유속이 확보된 세종보 구간의 상황은 앞선 두 곳보다 양호했지만, 남세균 10만셀/ml,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0.48ppb였다.
임 실장은 "이곳의 물은 대청호와 강경포구포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는데, 물을 흐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녹조 저감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면서도 "10만셀/ml는 우리나라 조류경보제 상으로 대발생 전단계인 경계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우려했다.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는 금강 녹조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
ⓒ 박해철 의원실 |
"연일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발생한 녹조는 수면 위를 떠다니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녹조 재난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녹조 문제를 철저히 방관하고 있다. 녹조 발생을 막기 위한 수문 개방이 아닌 녹조를 악화시키는 보 재가동 정책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보의 재가동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수문 개방을 비롯한 녹조 저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박정현 의원은 "코끼리 350마리가 떼죽음을 당할 정도이고, 청산가리의 6천 배가 넘는 독소로 우리의 식수원이 오염되고 있다"면서 "녹조가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고 성토했다.
박 의원은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금강 보의 재가동과 추가로 진행되는 댐 건설을 멈춰야 한다"면서 "녹조 경보제를 확대하고 장기적인 물 관리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 환경부가 강을 망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시민행동 공동대표인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와 강준현 의원이 대독했다. 문 대표는 낭독에 앞서 "오늘로 135일째 금강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 밑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면서 "4대강 중에 유일하게 흐르고 있는 강이 금강인데, 환경부와 세종시는 금강을 죽이기 위해 세종보마저 닫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녹조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한 지금, 정부는 발빠르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낙동강 8개 보를 비롯해, 하굿둑 등 수문을 개방하고 시급히 녹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또 "녹조 경보제 구간을 확장해 세밀하게 조사하고, 수변활동 금지 등의 조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기후대응댐 등 하천 구조물 설치를 지양하고,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한 물정책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마지막으로 "4대강이 16개 보에 가로막혀 녹조가 창궐하고 자연생태계가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있는데, 최후 보루이어야 할 환경부가 보와 댐 건설, 준설에 앞장서고 있다"고 성토한 뒤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세종보와 공주보 재가동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당장 개방하고, 녹조문제를 해결하라. 댐 추가 건설, 하천 준설 등 우리 강 죽이는 토건사업 중단하고 물정책을 정상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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