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빈자리 채우러 136km 장민재 왔다 [IS 인천]

차승윤 2024. 9.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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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KT 경기. 한화 투수 장민재가 4회 선발 황준서에 이어 등판 역투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한화 이글스가 '파이어볼러' 문동주(21)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피네스 피처' 장민재(34)를 불렀다.

한화는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오른손 투수 한승주를 말소한 뒤 장민재를 등록했다. 장민재로서는 6월 16일 이후 85일 만의 1군 복귀다. 그는 지난 2009년 입단해 올해로 프로 16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07경기 35승 5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15.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한화는 지금 장민재의 활약이 절실하다. 문동주의 공백으로 선발진 결원이 생겨서다.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는 올 시즌 전반기 부진(3승 6패 평균자책점 6.92)을 딛고 후반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호투 중이었다.

그런데 문동주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 등판 이후 어깨 피로감을 호소했고 결국 8일 등판을 취소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향후 출전 일정에 대해서도 "모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5선발이 없어 류현진-라이언 와이스-하이메 바리아에게 나흘 휴식을 준 바 있는 한화로서는 문동주마저 빠지면 로테이션 구성이 어려워진다. 당장 4~5선발 없이 치른 7~8일 LG 트윈스전 두 경기에서 23점을 내주고 대패했다.

문동주만큼은 아니어도 누군가는 빈자리를 채워야 잔여 시즌을 버틸 수 있다. 장민재는 최고 160㎞/h를 던지는 문동주와 달리 평균 구속 130㎞/h대 중반을 기록하는 기교파 투수다. 하지만 현재 한화가 보유한 2군 투수 자원 중 가장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2022년 32경기(선발 25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55로 호투했다. 포크볼 비중을 높여 구속 약점을 극복한 그는 시즌 중 선발진에 들어가 그해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도 2군에선 14경기(선발 10경기)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선 14이닝을 소화, 1군 선발 준비도 마쳤다.

지난해 부진 후 분전을 다짐했던 장민재로서는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2023년 평균자책점 4.83으로 흔들린 그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을 때 낮은 금액(2+1년 총액 8억원)에 서명하고 한화에 잔류했다. 당시 그는 "매년 피칭 스타일을 바꾸며 버텼다. 2023년에는 변할 때가 됐는데 (2022년 성공한) 기존 스타일을 너무 믿고 버텼다. 그러니 시즌 중반 이후 힘들어지더라"며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할지는 잘 안다. 팀에 도움이 되게끔 던지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한화는 13일 또는 14일 장민재를 선발 혹은 롱 릴리프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말했던 '팀에 도움이 필요할 때'다. 김경문 감독은 10일 취재진과 만나 "장민재의 역할을 정해놓진 않았다. 팀에 맞게 쓰겠다"며 "(13~14일 경기에 대한) 구상은 없다. 오늘 경기만 신경쓰겠다. 시즌 막바지이니 당면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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