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경제적 살인이다!"
[윤종은 기자]
▲ 1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국노총과 여야의 여러 국회의원들이 공동 주관하는 '임금체불 근절대책·제도개선' 주제의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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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체불임금 규모는 1조 43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04억 원(26.8%)이 급증했으며, 피해노동자의 수도 15만 503명으로 1만 8636명(14.1%)이나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임금체불 규모가 2872억 원으로 가장 크고 건설업 임금체불 규모는 올해 전년 대비 26.0% 증가한 2478
억 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임금체불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조 7846억 원을 크게 넘어서 사상 최초로 2조원대 임금체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프리랜서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이주노동자까지 고려하면 임금체불 규모는 추정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피땀을 빼앗는 행위로써 "경제적 살인이다!"라 할 수 있다. 한 가정의 눈앞의 생계 위협은 물론이고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신으로 정신까지 피폐해지게 된다. 피해자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고 한 가정의 물질적·정신적 고통과 파탄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과 여야의 여러 국회의원들이 공동 주관하는 '임금체불 근절대책·제도개선' 주제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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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앞서 이동철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실장은 현장 상담사례로 살펴본 임금체불의 실태를 설명하고 해결 방안을 제언했다. 그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 보호에 관한 규정, 임금 수준의 보호에 관한 규정, 법정수당 등의 산정을 위한 기술적 규정, 프리랜서 등 노무 제공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보호 규정 관련 임금체불의 다양한 사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한 제도적 개선 방안으로 임금체불 관련 형사처벌의 공소시효 연장(기존 3년→5년), 체불 임금액에 대한 배액 상환 의무와 양형기준상 피해 근로자 수와 미지급 기간의 고려 등 제재 수단 강화, 피해 노동자의 요구에 기반한 적극적 사건 조사와 상담 지원 강화, 임금체불로 인한 자발적 이직 시 실업 인정 요건 완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제재규정은 민형사벌 외 다양한 행정적 제재수단 도입해야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다층적 제도설계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민사법 영역에서는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를 5년으로 개정하여 소멸시효와 공소시효의 균형을 맞추고 임금의 매월 1회 이상 정기지급 원칙의 규범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또 임금체계의 단순화 및 투명성의 제고와 퇴직일시금의 퇴직연금 전환 촉진, 강제집행의 용이성 제고, 임금채권에 관한 책임재산의 인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형사법 영역에서는 "임금체불죄의 양형에 있어서 피해근로자의 수와 미지급 기간 등을 고려하고 악의적, 상습적 위반자에 대한 처벌의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임금체불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0조 제2항을 폐지하거나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 표시할 수 있는 기한을 공소제기 이전으로 제한하고 공인노무사의 임금체불에 대한 고소대리권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제도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에 대한 제재규정은 비교법적으로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러한 제재가 현실적인 위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징후는 뚜렷하다. 형사벌 외에 다양한 행정적 제재수단을 도입하여 임금체불에 더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수근 한양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박성우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임선영 이주인권 셋 팀장, 유정엽 한국노총 본부장, 이동기 한국건설산업연맹 부위원장, 이창기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서기관 등이 참여하여 열띤 논쟁을 벌였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임금체불 근절대책·제도개선' 주제의 정책 토론회에서 한국노총 정연실 상임부위원장이 김동명 위원장 대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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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토론회 홍보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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