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조원 가치’ 삼성 반도체 기술 중국으로 빼돌린 전 임원 구속

박종서 2024. 9. 10. 1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청두가오전(CHJS) 대표 최모씨(66)와 공정설계실장 오모씨(60)를 5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뉴스1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청두가오전(CHJS)의 대표 최모(66)씨와 공정설계실장 오모(60)씨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나노급 D램 메모리 반도체 핵심 공정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해당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4조3000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임원을 지낸 최씨는 지난 2020년 9월 중국 청두시로부터 460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아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두가오전은 2021년 12월 공장을 지은 뒤 2022년 4월 ‘시범 웨이퍼’를 생산했다. 시범 웨이퍼란 적용한 기술이 실제 반도체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기초 개발 제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D램 반도체 개발에는 4~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경찰은 최씨가 국내 반도체 전문 인력을 영입해 삼성전자의 독자기술을 빼돌리고, 이를 청두가오전 메모리 개발에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했다. 오씨는 기술 유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회사 임직원 30여명을 추가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또 최씨는 지난 2018년 8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공장을 중국 시안시에 세운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청두가오전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청두가오전 홈페이지


경찰은 지난해 2월 수사에 착수해 중국 현지에서 기술 유출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지난해 8월엔 오씨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1월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경찰은 보완 수사를 진행해 지난 2일 최씨와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지방 정부와 합작해 국내 기업 기술을 부정 사용함으로써 국가적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며 “기술 유출은 국가 경제안보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