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세 이하는 SNS 금지…호주 총리 "연령제한법 연내 도입"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설정하기로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SNS는 사회적 해악을 끼친다며 연내 SNS 연령 제한법 도입을 위해 조만간 시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SNS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4∼16세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아이들이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운동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아이들이 현실에서 사람들과 진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호주 야당 역시 SNS 연령 제한을 지지하고 있어 법 통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인 피터 더튼 호주 자유당 대표도 SNS 접속 가능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후 100일 이내에 연령 제한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청소년들의 SNS 중독이 폭력·혐오 사건 등의 배경이 된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시드니 한 교회에서 벌어진 16세 소년의 흉기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이 소년은 극단주의 단체에 속해 있었고 이들이 SNS를 통해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주 사회의 우려가 커졌다. 이 외에도 청소년들이 SNS로 음란물 등 각종 부적절한 내용의 콘텐트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시드니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12∼17세 호주인 약 75%가 인스타그램 등 SNS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지역별로 SNS 연령 제한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연령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며 SNS 연령 제한법이 통과되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