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HMM사장 "새 해운동맹, 기존보다 훨씬 강력"

이민우 2024. 9. 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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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몇 달씩 끌었던 해운동맹 재편 논란을 종지부 지었다.

독일 하팍로이드가 기존 동맹에서 빠져나간 이후에도 일본 ONE, 대만 양밍과 동맹 체제를 유지하되 하팍로이드의 빈자리는 세계 1위 선사 MSC와의 협력으로 더욱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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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팍로이드 대신 MSC와 유럽 협력
美 FMC 규제에도 보다 자유로워
김경배 HMM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HMM이 몇 달씩 끌었던 해운동맹 재편 논란을 종지부 지었다. 독일 하팍로이드가 기존 동맹에서 빠져나간 이후에도 일본 ONE, 대만 양밍과 동맹 체제를 유지하되 하팍로이드의 빈자리는 세계 1위 선사 MSC와의 협력으로 더욱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김경배 HMM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신규 협력체제는 다른 해운동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라며 "그간 동맹 내에서 유럽 영역을 주로 맡았던 하팍로이드의 빈자리는 스위스의 MSC와 협력하며 더 많은 항만과 항로를 확보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HMM은 기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의 협력사인 ONE와 양밍과 새로운 협력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협력 기간은 내년 2월부터 5년간이다. 이와 함께 MSC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 내년 2월부터 4년 동안 선복 교환 협력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동서 항로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팍로이드가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빠지면서 유럽 노선 경쟁력 저하 우려가 나왔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정엽 HMM 컨테이너사업부문장(전무)은 "하팍로이드의 기여도는 20% 남짓이었고 대부분 지중해 항로였을 뿐 아시아와 미국 서안을 잇는 선복량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라며 "MSC와 협력하면서 프리미어얼라이언스의 북구주 항로 선복량은 300만TEU로 다른 해운동맹인 오션 250만TEU, 제미나이 190만TEU를 뛰어넘는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MM에 따르면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에서는 서비스 항로가 26개였지만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로 바뀌면서 30개로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북구주 항로가 4개에서 6개로, 지중해 항로는 4개에서 5개로, 중동 항로는 2개에서 3개로 각각 늘어난다.

특히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을 통해 유럽 항로만 기존 8개(북유럽 4개·지중해 4개)에서 11개(북유럽 6개·지중해 5개)로 확대됐다.

HMM은 이를 통해 기존 머스크와 MSC 등 2M이 부산항에서 옮겨 싣던 물량 상당수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국발 직기항 서비스도 유치해 국내 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HMM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오션, 제미나이 등 다른 해운동맹이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북유럽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체제로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반독점 규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전무는 "FMC가 관여하는 항로는 아시아에서 미국 동안, 미국 동안에서 유럽을 향하는 노선"이라며 "MSC와의 협력은 법적 구속력이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만 해운동맹이 아니라 1대1 선복 교환 방식이라 독점 규제에서도 자유로울 것"이라고 봤다.

한편 중단된 HMM 매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대주주와 특별히 대화하진 않았고 저희가 말을 할 자리도 아니다"라며 "올해와 내년 예정된 영구채는 예정대로 조기에 상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MM은 올해 10월과 내년 4월 각각 6600억원, 72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조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영구채를 상환하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분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이들이 가진 HMM 지분만 해도 1분기 기준 57.9%인데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물량 규모가 더욱 커지기 때문에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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